대전물류센터 사고 이후 상하차 현장 달라졌을까
과도한 물량 여전... 노동자 늘리고 휴게 시간 보장해야
몇 개월간 상하차를 하며 겪은 일을 토대로 썼습니다. - 기자말
지난해 10월 31일 대전에 있는 한 물류센터에서 근로자가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상하차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상하차는 상차와 하차의 합성어다. 상차는 물건을 트레일러에 싣는 일이고 하차는 트레일러에서 물건을 빼는 일이다. 상차 작업은 보통 두 가지 작업으로 나뉜다. 한 팀은 트레일러 안에 들어가서 레일을 타고 들어오는 물건을 쌓는 일을 하고 다른 한 팀은 비교적 야외에서 행낭 작업(행낭에 작은 물건들을 싣는다), 롤테이너 작업(롤테이너에 물건을 채우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 등 잡다한 작업을 하게 된다.
상차의 고충이라면 쏟아 넘치는 물량을 꼽을 수 있다. 상차 근로자가 1초에 레일 위에 있는 배송품을 옮겨서 쌓을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인 반면에 실어야 하는 물건은 근로자에게 쉴 틈 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물량의 유입이 근로자가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버리면, 근로자들은 물건을 던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배송품 파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배송품이 파손되는 것은 속상한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 못한다고 욕은 욕대로 먹고 어느 순간 배송품들은 자신의 무릎까지 쌓인다.
하차 작업은 더 힘들다. 하차 작업은 배송품을 레일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되지만 아무렇게나 올려 놓아서는 안된다. 기계가 배송품을 인식할 수 있게, 바코드가 하늘을 향하도록 올려 놓아야 한다. 물건을 던질 수 있는 상차와 다르게, 상차 작업 팀이 쌓고 던져 놓은 물건을 들어 올려 바코드가 보이게 레일에 올려야 하는데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상차와 하차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휴식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레일 작동이 멈출 때 쉴 수 있는데 이는 딱 2가지 경우다. 하나는 물건들로 레일이 막힌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일러를 새 트레일러로 교대할 때다. 하지만 레일이 막힌 경우에는 약 10초 가량이면 물건들을 정돈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쉴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은 꽉찬 트레일러를 새 트레일러로 교대할 때이지만 이것마저도 길어야 5분 남짓이다.
법정 휴게 시간은 4시간 근무 시 30분 휴게, 8시간 근무 시 1시간 휴게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상하차, 특히 상차는 보통 7시간 정도를 일하는데 근로자들에게 1시간은 커녕 30분의 휴게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가 빈번하다. 그 이유는 휴게 시간을 모두 지키다 보면 작업 시간이 초과하는데 많지 않은 근로자 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양의 배송품이 맡겨지기 때문이다.
한 트레일러에 들어가 일하는 근로자 수는 보통 2명이고 이 트레일러에 들어가는 물량 개수는 약 2~3천 개다. 이 두 사람은 적으면 2~3개의 트레일러를 맡게 되고 많으면 6~7개까지 맡게 된다. 즉, 2명이서 무게가 천차만별인 배송품을 1만개 넘게 다뤄야 하는 것이다.
여름이 되면 갈증으로 정수기 물까지 부족하다. 제공되는 음식도 딱히 없다. 마음과 몸이 지칠 대로 지칠수 밖에 없는 근로자들에게 빨리 하라는 구박만이 돌아온다. 어쩌면 사고가 안 나는 게 다행일 정도로 위험하게 일하지만 지난 대전에서 일어난 사고 이후 근로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형광 안전 조끼와 헬멧 착용 의무화가 전부다.
사고 전에는 이런 것도 없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하면 현재의 작업 안전도는 높아진 것이 사실이나, 조끼와 헬멧은 근로자들에 도사린 근본 위험을 해결하지 못한다.
시급 9천 원을 받으며 힘들게 일하는 근로자들이 바라는 것은 시급 3만 원으로 갑작스럽게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31일 대전에 있는 한 물류센터에서 근로자가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상하차 현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상차의 고충이라면 쏟아 넘치는 물량을 꼽을 수 있다. 상차 근로자가 1초에 레일 위에 있는 배송품을 옮겨서 쌓을 수 있는 양은 제한적인 반면에 실어야 하는 물건은 근로자에게 쉴 틈 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물량의 유입이 근로자가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버리면, 근로자들은 물건을 던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배송품 파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배송품이 파손되는 것은 속상한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일 못한다고 욕은 욕대로 먹고 어느 순간 배송품들은 자신의 무릎까지 쌓인다.
하차 작업은 더 힘들다. 하차 작업은 배송품을 레일 위에 올려 놓기만 하면 되지만 아무렇게나 올려 놓아서는 안된다. 기계가 배송품을 인식할 수 있게, 바코드가 하늘을 향하도록 올려 놓아야 한다. 물건을 던질 수 있는 상차와 다르게, 상차 작업 팀이 쌓고 던져 놓은 물건을 들어 올려 바코드가 보이게 레일에 올려야 하는데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상차와 하차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휴식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레일 작동이 멈출 때 쉴 수 있는데 이는 딱 2가지 경우다. 하나는 물건들로 레일이 막힌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트레일러를 새 트레일러로 교대할 때다. 하지만 레일이 막힌 경우에는 약 10초 가량이면 물건들을 정돈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쉴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은 꽉찬 트레일러를 새 트레일러로 교대할 때이지만 이것마저도 길어야 5분 남짓이다.
법정 휴게 시간은 4시간 근무 시 30분 휴게, 8시간 근무 시 1시간 휴게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상하차, 특히 상차는 보통 7시간 정도를 일하는데 근로자들에게 1시간은 커녕 30분의 휴게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을 때가 빈번하다. 그 이유는 휴게 시간을 모두 지키다 보면 작업 시간이 초과하는데 많지 않은 근로자 수에 비해 터무니 없이 많은 양의 배송품이 맡겨지기 때문이다.
▲ 상하차 현장 ⓒ 김찬영
여름이 되면 갈증으로 정수기 물까지 부족하다. 제공되는 음식도 딱히 없다. 마음과 몸이 지칠 대로 지칠수 밖에 없는 근로자들에게 빨리 하라는 구박만이 돌아온다. 어쩌면 사고가 안 나는 게 다행일 정도로 위험하게 일하지만 지난 대전에서 일어난 사고 이후 근로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형광 안전 조끼와 헬멧 착용 의무화가 전부다.
사고 전에는 이런 것도 없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하면 현재의 작업 안전도는 높아진 것이 사실이나, 조끼와 헬멧은 근로자들에 도사린 근본 위험을 해결하지 못한다.
시급 9천 원을 받으며 힘들게 일하는 근로자들이 바라는 것은 시급 3만 원으로 갑작스럽게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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