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인터뷰' MBC 결국 사과, "비판 겸허히 받아들인다"
왕종명 앵커 직접 문자 보내... 19일 방송 통해서도 사과 예정
▲ 18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 ⓒ MBC
고 장자연씨 사건 관련 증인인 배우 윤지오씨와의 무리한 인터뷰 진행으로 비난을 받은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이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했다.
18일 <뉴스데스크>는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이자 '장자연 문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를 스튜디오로 초청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했다.
결국 윤씨는 "내가 발설할 경우 책임져 줄 수 있느냐", "이 안에서 말하는 건 몇 분이지만, 나는 앞으로도 살아가야 한다. 경찰·검찰에는 일관되게 말했으니 그분들이 밝히고 공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하며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방송이 나간 뒤 MBC 의견 수렴 게시판인 'MBC에 바란다', MBC 뉴스 유튜브 채널 등에 왕종명 앵커의 인터뷰 태도를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1500건 이상 게재됐다. 트위터 등 SNS에서 언급된 사례는 훨씬 많다.
▲ 윤지오씨 인터뷰 보도 이후 MBC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반응들. ⓒ MBC
누리꾼들은 왕종명 앵커의 질문이 고압적이고 무례했다고 지적했다. 신변의 위협을 토로한 증인에게, 가해자에게자 할 법한 압박 질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법적 책임이 요구되는 민감한 발언을, 사전 협의 없이 현장 인터뷰로 끌어내려 한 시도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윤지오씨도 같은 날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명은 언급 못 하니 질문을 삼가 달라고 말했고, 사전에 받은 질문은 하나였지만 인물에 대한 질문만 네 개를 받았다"면서 "솔직히 취조 받는 느낌이었다. 훌륭하고 좋은 앵커지만, 내 입장을 한 번만 생각해줬다면 질문의 형태는 달라졌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MBC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MBC는 19일 오후 <뉴스데스크> 제작진 일동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지오씨도 다시 한 번 자신의 SNS를 통해 "뉴스 진행자로서 국민분들이 알고자 하는 질문을 위해 애써주셨을 테고 내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왕종명) 앵커가 문자와 전화로 직접 사과했다. 오랜기간 언론인으로 살아오신 분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윤씨는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헤아리며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진상규명 촉구 회견 참석한 '장자연 사건' 목격자 윤지오검찰 과거사위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1,033개 시민단체 공동주최로 열렸다. '장자연 사건' 목격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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