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인절미 보내드릴 곳이 없을까요?"

돈이 모두가 아닌 사람들의 삶

등록|2019.03.20 10:49 수정|2019.03.20 10:49

▲ 셀러로서 행사를 기획하고 그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행사를 함께 진행하는 한 의류디자이너. 그녀가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공동체우선은 오늘날 더 빛나는 가치가 되었습니다. ⓒ 공선주


#1

3년 전 한 의류디자이너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벼룩시장에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옷만을 파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매료된 것은 그녀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전 제 옷이 많이 팔리길 원치 않아요."

제품 하나라도 더 팔아 자신의 임대 가게라도 얻을 수 있는 형편을 기대할 것이라는 추측은 빗나갔습니다.

"제가 의류를 전공하기 전에는 이 분야가 이렇게 환경적으로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이지 몰랐어요. 제 옷이 특정인에게 아름답고 오래 입을 수 있어서 오랫동안 옷을 다시 사지 않아도 되는 그런 옷을 만들고 싶어요."

그녀가 원하는 것은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3년간 교류하며 보니 그녀의 관심은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한 공동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 더 많은 사람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적 기업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

작년에 ''올해 한 살'이라는 한 남자와 만났습니다. 그분은 여러 해를 심부전증으로 고생해오셨고 이태전부터는 호흡까지 곤란해질 만큼 악화되어 죽을 날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작년 초 슬퍼해야 할지 기뻐해야 할지 모를 일이 그에게 전해졌습니다.

"제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청년이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습니다. 심장은 당신 차례가 되었어요."

8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떠난 29살의 청년 때문에 그는 먼저 떠난 그 청년의 삶을 이어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그전부터 갈 곳이 없는 다섯 명의 지적장애를 가진 분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심장수술로 새 생명을 다시 얻고 난 뒤 그분이 실천을 해오고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분들에게 전기밥솥 속의 묵은 밥이 아니라 세끼 모두 끼니에 맞추어 직접 지은 더운 밥을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3

지난주 일요일 늦은 오후에 그 의류디자이너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촌장님, 혹시 노인정이나 복지회관 소개해 주실 수 있어요? 오늘 인사동 마루에서 마켓을 운영했어요. 전통체험으로 떡메를 했는데 꽃샘추위로 유동인구가 적어서 떡이 남았는데 전해 드리고 싶어서요."
  
play

떡메인사동 마루에서 마켓에서의 문화행사 ⓒ 공선주


저는 50세에서 60세까지의 지적장애인을 위해 하루 세끼 더운 밥을 짓는 그분이 생각났습니다.

"한사랑파주공동체라고 심장기증을 통해 이식을 받아 새 생명을 얻으신 원장님께서 삼시 세끼 더운 밥을 해서 지적장애를 가진 원생들을 먹이는 참 감동적인 곳이에요."

월요일 아침, 그 디자이너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어제로 인절미 전달되었어요~"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