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공수처 설치 찬성" 65.2%... "기소권 없는 공수처 반대" 59.4%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거의 모든 계층에서 '완전한 공수처' 여론 압도적

등록|2019.03.27 07:52 수정|2019.04.23 12:08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도+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막판 변수로 떠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해 우리 국민 약 3명 중 2명에 이르는 대다수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수처에 찬성하는 국민 10명 중에서 약 6명은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수처에 기소권 부여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기소권 부여)과 바른미래당(기소권 반대)이 대립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여론이 마지막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마이뉴스>는 2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총 7918명 접촉, 응답률 6.3%, 오차범위 ±4.4%p)을 대상으로 공수처 설치 및 기소권 없는 공수처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문항은 두 개로 아래와 같다.
 
Q1. 재작년 9월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대통령, 국회의원, 판·검사, 고위 공무원과 경찰 등의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기소권과 공소 유지권을 가지는 이른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찬성한다 / 2번. 찬성하는 편이다 / 3번. 반대하는 편이다 / 4번. 매우 반대한다 / 5번. 잘 모르겠다

Q2. (Q1의 1번 또는 2번 응답자만) 정치권 일각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기소권은 부여하지 말고 검찰에 그대로 두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찬성한다 / 2번. 찬성하는 편이다 / 3번. 반대하는 편이다 / 4번. 매우 반대한다 / 5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첫 번째 질문(공수처 설치)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인 65.2%가 찬성한다고 답해 23.8%에 그친 반대 응답을 크게 앞섰다. 특히 "매우 찬성"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6.1%에 달해 찬성의 강도가 매우 센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하는 편" 19.1% / "반대하는 편" 10.9% / "매우 반대" 12.9%)

이번 조사는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 7월 조사와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한 결과다. 당시 같은 기관에서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공수처 설치에 대한 찬성 응답은 69.1%였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실시했던 조사에서는 68.7%를 기록했으며, 약 두 달 전인 지난 1월 9일 조사에서는 찬성 응답이 76.9%까지 치솟은 바 있다. 약 2년 8개월에 걸쳐 보수-진보 정권 모두에서 국민 여론은 지속적으로 공수처 설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보수층과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제외하고 모든 성-지역-연령-지지정당-이녕성향대에서 공수처 설치 찬성 응답이 높았다. 특히 광주전라 지역(77.5%)과 40대(79.9%), 민주당(88.7%)과 정의당(93.7%) 지지층, 이념성향상 진보층(87.8%)에서 찬성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54.9% - 찬성 34.1%, 보수층에서는 반대 48.1% - 찬성 37.1%로 반대가 많았다.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도 '기소권까지 가진 완전한 공수처' 여론 높아
 

▲ ⓒ 리얼미터


공수처 설치 찬성 응답자 322명을 대상(오차범위 ±5.5%p)으로 한 두 번째 질문(기소권 없는 공수처)에서는 응답자의 59.4%가 기소권을 공수처에 주지 않고 검찰에 그대로 두는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혀, 찬성 응답 27.5%를 두 배 이상 앞섰다. 특히 "매우 반대" 응답이 34.3%("반대하는 편" 25.1%)로 "찬성하는 편" 17.1%와 "매우 찬성" 10.4%를 합한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응답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은 가운데, 특히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도 찬성 18.5% - 반대 75.0%로 기소권 없는 공수처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매우 높았다. 이는 바른미래당이 주장하는 안과 달리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는 기소권까지 갖는 '완전한 공수처' 여론이 다수임을 의미한다. 그외 모든 성별과 지역에서 반대 답변이 높았고,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응답이 많았다.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비추지 않는 등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소권과 관련된 검찰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요구하는 게 공수처 아닌가"라며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공수처가 논의된 지난 20년의 역사를 보면 '고위권력에 대한 독립된 수사와 그에 상응하는 사법적 처리'가 국민적 요구였다"라며 "공수처에서 기소권을 빼버리면 기존의 시스템인 검찰에 사법적 처리를 맡기겠다는 건데, 이는 '비추지 않는 등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기호 변호사는 "혹자는 '언론과 여론이 주목할 공수처 수사 사건을 검찰이 함부로 할 수 있겠냐'며 기소권 없는 공수처를 대변하는데, 검찰은 언제든 여론을 뒤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 조직"이라며 "공수처가 수사를 열심히 해도 검찰이 불기소해버리면 끝이다,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별 의미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과 자동응답(ARS) 무선(70%)·유선(20%) 혼용방식으로 집계됐으며,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선정했다. 2019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통계 보정이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