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미국 FBI, 스페인 북한대사관 침입 조사한다

반북 활동가 에이드리언 홍 주도... FBI "수사 여부 확인해줄 수 없어"

등록|2019.03.28 12:02 수정|2019.03.28 12:02

▲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2월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 조사에 들어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 소식통들은 FBI가 스페인 수사 당국의 요청에 따라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명단을 넘겨받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괴한 10명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한 뒤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 스페인 법원은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언 홍 창'의 주도로 총 10명의 용의자가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폭행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훔쳐간 혐의를 공개했다. 또한 북한 외교관을 비롯한 일부 직원에게는 탈북을 강요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이들이 속한 단체는 '자유조선'이며,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진 '천리마민방위'의 새로운 이름으로 전해졌다.

특히 스페인 법원에 따르면 '35세 멕시코 국적'으로 확인된 에이드리언 홍은 미국에 거주하며 반북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자유조선, 김정남 아들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서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스페인 경찰과 스페인 국가정보국(CNI) 소식통을 인용해 대사관에 침입한 10명 중 최소 2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5일 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볼 때 괴한들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북한 측 실무진을 이끄는 김혁절 대미특별대표의 정보를 노린 것 같다고 전했다.

김 특별대표는 2017년 9월까지 4년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재직하다가 당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항의로 추방당했다.

한편, FBI는 "수사의 존재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확답을 거부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반면 자유조선의 법률 대리인 리 월로스키는 성명을 통해 "정적을 즉결 처형하는 잔혹한 정권에 맞서 반대 활동을 하는 인물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라고 스페인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자유조선도 별도의 성명을 내 "우리 중 일부는 이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투옥되고 고문당하거나 살해될 것"이라며 "우리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북한 정권을 돕고 사주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