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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사건 희화화' 윤서인, 피해자 측에 사과·2천만원 배상

윤서인 웹툰작가, 조정안 합의… 성폭력상담소 "2차피해,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 안 돼"

등록|2019.03.29 17:40 수정|2019.03.29 17:41

김세의 기다리는 윤서인허위 사실을 유포해 고 백남기 농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화가 윤서인씨(사진)와 전 MBC 기자 김세의씨가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서 각각 7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김세의씨가 선고결과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윤서인씨가 멀리 떨어진 채 기다리고 있다. ⓒ 권우성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을 연상시키는 인물을 등장시켜 해당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웹툰 작가 윤서인 씨가 피해자 측에 사과하고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29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정기일에서 사과문을 게시하고 피해자 측에 2천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조정안에 합의했다.

조정 결과에 따라 윤씨는 오는 31일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이후에도 계속 볼 수 있도록 사과문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도 웹툰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언급해선 안 된다.

윤씨의 웹툰을 게재한 매체 또한 홈페이지 초기화면의 기사목록에 사과문을 올리고, 제목을 클릭하면 사과문이 표시되도록 해야 한다.

윤씨는 지난해 2월 23일 미디어펜에 게재한 웹툰에서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리는 인물에게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딸아∼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오셨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그렸다. 소개받은 남성은 "우리 ○○이 많이 컸네, 인사 안 하고 뭐 하니?"라고 말했다. 웹툰 아래에는 '전쟁보다는 역시 평화가 최고'라고 적었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와 가족은 작년 5월 윤씨와 그의 웹툰을 게재한 매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은 조정에 회부돼 지난 21일 임의조정이 성립했다.

이와 관련 상담소는 "법원의 조정 결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2차 피해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음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또 "윤서인의 피해자 비난, 조롱, 악의적 명예훼손의 오랜 행위 역시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조정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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