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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도초도에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

대한민국 최초 장기 숙박형 성인용 인생학교

등록|2019.04.03 10:05 수정|2019.04.03 14:55

▲ 신안군과 오마이뉴스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최초 장기숙박형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이 2일 오후 전남 신안군 도초면 섬생태연구소에서 열렸다. 박우량 신안군수, 오연호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토벤 빈 라스무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 정승관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 권우성


대한민국 최초 장기 숙박형 성인용 인생학교인 '섬마을 인생학교'가 2일 오후 4시 전남 신안군 도초도 '생태교육원'에서 문을 열었다. 이날 개교식에는 박우량 신안 군수, 오연호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토벤 빈 라스무센 (Torben Vind Ramussen)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 회장, 그리고 마을주민, 1기 입학생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상징하는 '에프터스콜레'와 '호이스콜레'를 모델로 삼은 한국형 학교다. 청소년과 청년, 중장년 등 남녀노소 누구라도 특정 기간 동안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다. 짧게는 3박4일, 길게는 3달동안 이 인생학교에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한다.
 

▲ 사단법인 꿈틀리 오연호 이사장이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전남 신안군의 위탁을 받아 이 인생학교를 운영할 사단법인 꿈틀리의 오연호 이사장(오마이뉴스 대표)은 이날 개교사에서 "이 인생학교가 개인의 인생 재설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행복사회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남과 북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어떤 모델로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 것인가를 모색하는 그런 터전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 이사장은 또한 "지난해 11월 신안군에서 초청강연을 한 것을 계기로 박우량 신안군수가 '신안군 도초도에서 인생학교를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군의회에서 인생학교 설립에 대한 조례까지 만들어 제도적으로 씨앗을 뿌렸다"라며 "대한민국을 행복 사회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성인용 인생학교의 씨앗이 서울이 아닌 이곳 변방 도초도에서 뿌려졌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이사장은 "덴마크를 행복사회로 만든 모든 혁신의 시작도 중앙이 아닌 변방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박우량 신안군수 "인생 터닝 포인트 만드는 섬마을 학교가 되길"(영상 제공 : 꿈틀리 인생학교) ⓒ 홍성민


박우량 신안군수 "인생 터닝 포인트 만드는 섬마을 학교가 되길"
 

▲ 박우량 신안군수가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이에 앞서 박우량 신안군수는 축사를 통해 "섬마을 인생학교를 작년부터 준비했고 이를 위해 덴마크에 우리 직원들이 가서 행복사회를 연구하기도 했다"면서 "전국의 섬 3천개 중 1천개가 신안에 있을 정도로 신안은 인생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환경이 아주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군수는 "오늘 개교하는 섬마을 인생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이런 인생학교가 많이 생기면 좋겠다"면서 "신안 인생학교에 오는 분들을 위해 군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안군은 섬마을 인생학교의 부지와 시설을 제공하고 프로그램 운영비의 75% 를 지원할 예정이다.
 

▲ 토벤 빈 라스무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이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개교식 축하를 위해 방문한 토벤 빈 라스무센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연합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인생학교는 우리 자신을 계몽된 개인으로 만들어 준다"면서 "오늘 인생학교의 개교가 한국 교육에서 중요한 첫 발걸음이라고 생각하고, 이 발걸음이 한국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토벤 회장은 "인생학교를 한국만의 방식으로, 독창적으로 새롭게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깨어 있다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 것이고, 그 에너지가 또 다른 것을 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벤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연합회장 "인생학교, 한국만의 방식으로..."(영상 제공 : 꿈틀리 인생학교) ⓒ 홍성민


토벤 덴마크 에프터스콜레 연합회장 "인생학교, 한국만의 방식으로..."

정승관 꿈틀리 인생학교 교장(강화도)은 섬마을 인생학교가 '민-관이 함께 만든 학교'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역사적 맥락을 설명했다.

"덴마크 교육에 영향을 받아 생긴 첫 학교가 일제 강점기에 생긴 오산학교이다.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와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가 그 맥을 잇고 있다. 오산학교는 국가가 인정하지 않아 어려웠고, 1958년에 문을 연 풀무학교는 그 지역에서 배척해서 어려웠다. 꿈틀리 인생학교는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는 않았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이어 "오늘은 최초로 민-관이 함께하는 학교가 시작됐는데, 이것은 커다란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섬마을 인생학교가 우리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 후 첫날 모임에서 예비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권우성

  

▲ 개교식에 참석한 박우량 신안군수와 신안군 의원들이 인생학교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날 개교식을 시작으로 섬마을 인생학교는 2일부터 5일까지 첫번째 파일럿 프로그램을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대구 지역의 교사들과 꿈틀리인생학교 졸업생, 학부모 등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5월 3일부터 6일까지는 가족참여 프로그램을 실험적으로 운영하며, 이후 2주, 1달짜리 인생학교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부터는 옛 도초서초등학교 자리에 섬마을인생학교 캠퍼스를 신축하고 1백여 명이 기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최장 3개월간의 숙박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오연호 "대안 교육 가치가 공교육에 녹아들기를 바란다"(영상 제공 : 꿈틀리 인생학교)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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