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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산내 골령골의 봄은 제주4.3과 함께 옵니다

이곳에 끌려 온 '제주 사람들'을 추모합니다

등록|2019.04.03 13:50 수정|2019.04.03 14:31

▲ 산내 골령골 표지판 앞에 핀 노란 개나리. 개나리꽃이 산내 골령골의 봄을 알려줍니다. ⓒ 임재근


대전 산내 골령골에도 봄이 오고 있습니다.

1999년에 국가기록원(당시 정부기록보존소)에서 발굴된 4.3수형인명부에는 총 2530명 이름·주소·판결 등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2530명은 1948년 12월과 1949년 7월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고 진행된 군사재판을 거쳐 인천·대전·대구 등 전국 형무소 14곳에 나눠 수감된 '제주 사람들'이었습니다.

무기와 20년 이상은 마포와 서대문형무소, 15년은 대구형무소, 7년형은 대전형무소, 여성은 전주형무소, 미성년자는 인천형무소로 분산되어 수감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고향 '제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7년형을 받고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300여 명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마자 군인과 경찰에 의해 산내 골령골로 끌려가 불법적으로 학살, 암매장 당했습니다. 산내 골령골에서 부모를 빼앗긴 제주4.3유족들은 매년 6월 27일에 산내 골령골을 찾아와 부모의 한맺힌 죽음을 한탄하면서, 영혼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 산내 골령골 학살현장은 풀들이 우거진 공터로 남아 있습니다. 공터에 새싹들이 올라오고, 노란 민들레꽃이 피었습니다. ⓒ 임재근


대전 시내에는 벚꽃이 한창 피기시작했습니다. 산내 골령골은 산골짜기다 보니 벚꽃은 아직 개화를 준비중입니다. 하지만 노란 개나리와 민들레가 봄을 알리고 있습니다. 제주 4.3항쟁 71주년 맞이하는 오늘 산내 골령골의 봄은 4.3과 함께 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http://seocheon.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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