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높은오름의 매력
송당에 있는 높은오름에 올라가서 실컷 놀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오름 올라가기로 한 지 세 번째다. 이번 목표 오름은 높은오름이다. 올라갈 오름 순서는 어떻게 정하냐고? 오름 정상에서 아내와 의논해서 정한다. 직전에 갔던 오름 가까운 데가 되기 쉽다.
표선 집에서 11시쯤 출발한다. 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자꾸 "왜 이름이 높은오름이지?"라고 묻는다. "우뚝 높이 솟아 있어 높은오름이 되었겠지"라 대답한다. 사실 더 높은 다랑쉬오름이 부근에 있다. 그렇다면 왜 높은오름이 되었을까?
송당에서 높은오름 길로 들어서서 얼마 들어가자 높은오름이 성큼 나타난다. 곧 안내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러나 올라가는 길이 없다. 물어볼 사람도 없다. 그냥 차로 왼쪽으로 돌아본다. 구좌공설공원묘지 가운데 '높은오름→'가 나타난다.
길은 나무계단과 아마같은 재료로 엮은 깔게로 잘 정돈되어 있다. 정상으로 똑바르게 길이 나 있다. 중간에 약간 평평한 지역이 나타난다. 이런 곳이면 어김없이 산담들이 앉아 있다. 음택으로 좋은 자리라 생각한다. 물 한 잔 하고 내쳐 올라간다. 보라색 제비꽃, 노랑색 양지꽃, 흰색의 산자고가 지천에 피어 있다.
높은오름은 비고가 175m로 상당히 높다. 그래서 올라가면 전망이 대단하다. 사방이 뻥 뚫리고 장애물도 없다. 사방이 훤히 다 보인다. 구좌쪽 방향에 다랑쉬오름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굼부리가 드러난다. 넓은 편은 아니지만 둥그런 형태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멋있다. 제주의 산이 정상이 뽀족하지 않고 길쭉한 이유가 바로 이런 굼부리 때문이다. 바람이 세차고 차다. 마지막 꽃샘추위이지 않을까.
높은오름은 최고의 전망을 가졌다고 했다. 날씨도 화창하니 가깝고 먼 경치들이 훤히 보인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뚜렷히 보이고, 가까이는 손지오름과 용눈이오름이 멋진 곡선을 드러내고 있다. 높은오름의 최고 매력은 바로 이런 전망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즐기려면 높은오름에 올라갈 일이다.
반대쪽에도 한라산 쪽으로 오름들이 즐비하다. 지난주 올랐던 거슨세미오름, 안돌오름, 밧돌오름이 왼쪽부터 줄 서 있다. 그 오른쪽엔 체오름이 자리잡고 있다. 오름들이 봄잔치를 벌이고 있는 듯하다. 한라산도 거대한 몸집을 희미하게 드러내고 있다.
높은오름 굼부리는 깊지 않은 편이다. 내려가지 말라는 표지가 없고 내려간 흔적들이 많았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순 없지. 금방 내려갔다. 민들레가 노랗게 피었고, 산자고가 굼부리 내부를 다 채웠다. 가벼운 화산석을 모아 돌무지를 여럿 만들어 놓았다.
산자고는 제주 동부지역 오름을 올라가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꽃이다. 하얗게 피어 잘 보이지 않으나 자세히 보면 대단히 아름답다. 여럿이 모여 있으면 더 이쁘다.
굼부리 안에도 예상과는 달리 바람이 강하다. 추위도 만만찮다. 바람을 조금 피할 수 있는 돌무지 사이에 앉을 자리를 만들고 점심을 먹는다. 비어 있는 앉을 자리가 내 자리다. 삶은 계란 두 개씩, 감귤과 사과, 쑥떡이 우리의 점심 식사다. 오슬오슬 추우니 위스키 한 잔이 자꾸만 생각난다. 옆 산자고들이 함께 먹자고 졸라댄다.
다시 원래의 능선으로 올라가 나머지 분화구를 돈다. 핸드폰으로 굼부리를 사진 한 장에 다 담기는 정말로 힘들다. 점심 먹은 자리가 잘 보인다. 가장 높은 능선에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감시하시는 분도 점심을 드시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산꼭대기에 머무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었다.
높은오름은 높은 오름이다. 높아서 전망이 좋다. 굼부리는 아담하다. 안에 들어가면 온 사방이 능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조그마한 분지로 포근한 느낌이 저절로 든다. 아름다운 전망과 포근한 굼부리, 이게 높은오름의 매력이 아닐까.
▲ 높은오름 전경높은오름 앞에서 봐야 오름 전체가 잘 보인다. 부근에서 가장 높아서 이름이 높은오름이 되었나 보다. ⓒ 신병철
표선 집에서 11시쯤 출발한다. 가는 차 안에서 아내가 자꾸 "왜 이름이 높은오름이지?"라고 묻는다. "우뚝 높이 솟아 있어 높은오름이 되었겠지"라 대답한다. 사실 더 높은 다랑쉬오름이 부근에 있다. 그렇다면 왜 높은오름이 되었을까?
송당에서 높은오름 길로 들어서서 얼마 들어가자 높은오름이 성큼 나타난다. 곧 안내 표지판이 나타난다. 그러나 올라가는 길이 없다. 물어볼 사람도 없다. 그냥 차로 왼쪽으로 돌아본다. 구좌공설공원묘지 가운데 '높은오름→'가 나타난다.
▲ 높은오름높은오름 중간에 약간 평평한 곳이 나타난다. 누군가 길 양쪽에 수선화를 많이 심어놨다. ⓒ 신병철
길은 나무계단과 아마같은 재료로 엮은 깔게로 잘 정돈되어 있다. 정상으로 똑바르게 길이 나 있다. 중간에 약간 평평한 지역이 나타난다. 이런 곳이면 어김없이 산담들이 앉아 있다. 음택으로 좋은 자리라 생각한다. 물 한 잔 하고 내쳐 올라간다. 보라색 제비꽃, 노랑색 양지꽃, 흰색의 산자고가 지천에 피어 있다.
▲ 다랑쉬오름높온오름은 높아서 주변 전망이 어떤 오름보다 좋다. 다랑쉬오름이 저 멀리 보인다. ⓒ 신병철
높은오름은 비고가 175m로 상당히 높다. 그래서 올라가면 전망이 대단하다. 사방이 뻥 뚫리고 장애물도 없다. 사방이 훤히 다 보인다. 구좌쪽 방향에 다랑쉬오름이 멋진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 높은오름높은오름을 다 올라가니 굼부리가 드러난다. 깊은 편은 아니지만 굼부리가 제대로 형태를 갖추고 있다. ⓒ 신병철
별로 힘들이지 않고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굼부리가 드러난다. 넓은 편은 아니지만 둥그런 형태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 멋있다. 제주의 산이 정상이 뽀족하지 않고 길쭉한 이유가 바로 이런 굼부리 때문이다. 바람이 세차고 차다. 마지막 꽃샘추위이지 않을까.
▲ 높은오름에서 손지오름, 용눈이오름 그리고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 신병철
높은오름은 최고의 전망을 가졌다고 했다. 날씨도 화창하니 가깝고 먼 경치들이 훤히 보인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뚜렷히 보이고, 가까이는 손지오름과 용눈이오름이 멋진 곡선을 드러내고 있다. 높은오름의 최고 매력은 바로 이런 전망이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즐기려면 높은오름에 올라갈 일이다.
▲ 안돌오름 밧돌오름높은오름에서 주변의 오름들이 잘 보인다. 왼쪽부터 거슨세미오름, 안돌오름, 밧돌오름, 체오름 ⓒ 신병철
반대쪽에도 한라산 쪽으로 오름들이 즐비하다. 지난주 올랐던 거슨세미오름, 안돌오름, 밧돌오름이 왼쪽부터 줄 서 있다. 그 오른쪽엔 체오름이 자리잡고 있다. 오름들이 봄잔치를 벌이고 있는 듯하다. 한라산도 거대한 몸집을 희미하게 드러내고 있다.
▲ 높은오름 굼부리높은오름 굼부리는 깊지 않아 출입이 허용되어 있다. 힘들이지 않고 내려가 그 정말 신기한 둥근 병풍을 구경할 수 있었다. ⓒ 신병철
높은오름 굼부리는 깊지 않은 편이다. 내려가지 말라는 표지가 없고 내려간 흔적들이 많았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순 없지. 금방 내려갔다. 민들레가 노랗게 피었고, 산자고가 굼부리 내부를 다 채웠다. 가벼운 화산석을 모아 돌무지를 여럿 만들어 놓았다.
▲ 산자고높은오름 굼부리에 산자고가 지천에 피어있다. 제주 봄꽃을 대표하는 꽃이다. ⓒ 신병철
산자고는 제주 동부지역 오름을 올라가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꽃이다. 하얗게 피어 잘 보이지 않으나 자세히 보면 대단히 아름답다. 여럿이 모여 있으면 더 이쁘다.
▲ 높은오름 굼부리높은오름 굼부리 안에 들어가서 실컷 쉬었다. 점심도 먹었다. ⓒ 신병철
굼부리 안에도 예상과는 달리 바람이 강하다. 추위도 만만찮다. 바람을 조금 피할 수 있는 돌무지 사이에 앉을 자리를 만들고 점심을 먹는다. 비어 있는 앉을 자리가 내 자리다. 삶은 계란 두 개씩, 감귤과 사과, 쑥떡이 우리의 점심 식사다. 오슬오슬 추우니 위스키 한 잔이 자꾸만 생각난다. 옆 산자고들이 함께 먹자고 졸라댄다.
▲ 높은오름 굼부리굼부리를 사진 한장에 담기는 힘들다. 정말로. 높은오름 굼부리 사진 중에서 가장 좋은 사진이다. ⓒ 신병철
다시 원래의 능선으로 올라가 나머지 분화구를 돈다. 핸드폰으로 굼부리를 사진 한 장에 다 담기는 정말로 힘들다. 점심 먹은 자리가 잘 보인다. 가장 높은 능선에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감시하시는 분도 점심을 드시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산꼭대기에 머무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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