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민원기사들의 외침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일반노조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 기자회견... 센터장 "반목 생기지 않게 하겠다"
▲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도시가스 점검 등 업무를 하면서 사다리를 잡아주는 사람도 없어 혼자서 올라가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4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소했다. ⓒ 윤성효
"3년이란 시간 동안 몇 십 명의 동료들이 그만두었다. 그들 대부분이 민원기사들의 처우개선과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라고 외치며 육체적 고통뿐만이 아니고 마음의 상처까지 받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직장 내 '갑질'은 도를 넘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연차를 사용하는 직원에게 '회사가 중요하냐? 아이가 중요하냐?' 이런 언사를 아무렇지 않게 했다."
"지급된 수수료로 노무사 고용하고 컨설팅 업체 고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에도 경남도청은 지급 수수료 결정 이외에는 관여 할 수 없단 말만 하고 있다. 이건 방관이다. 방관도 죄다."
"한 달 동안 우리는 파업을 하며 안전에 대해 수천번 외쳤지만 센터장 입에서는 '안전'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오히려 3명이서 하던 야간도시가스 안전을 관리하는 비상대기업무는 노동조합이 생기더니 2명으로 줄이고, 파업을 풀고 회사에 복귀하니 다시 1명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이들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경남)일반노동조합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지회(아래 지회)에 가입해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25일까지 파업을 벌였다.
이들이 파업을 벌이는 사이 센터에 복수노조가 생겼고, 이들은 소수 노조가 되어 파업을 풀고 업무 복귀했던 것이다. 지회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한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2인1조 근무를 요구하고 있다. 지회가 파업하는 기간 동안 본사(경남에너지)에서 나온 직원들은 2인1조 근무였지만, 이들은 여전히 1인1조라고 했다.
임금도 차이가 났다는 것. 이들은 "파업 기간에 본사에서 나온 직원의 급료와 같은 일을 하고도 하루 일당 차이는 2배였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너무 크다"고 했다.
또 이들은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현장에 돌아오니 2명이 하던 (야간)비상대기 근무도 1명이 하도록 근무 시스템을 바꾸어 놓았다"고 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하는 작업도 혼자서 한다는 것. ㄱ씨는 "계량기 점검 등을 위해서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며 "2인 1조를 해야 안전하다. 사다리가 흔들리면 위험하다. 고객한테 잡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우리는 시간에 쫓겨 일한다. 인원이 적다 보니 점검해야 할 곳이 많아 그렇다"며 "시간에 맞춰 일해야 하기에 위험하다. 인원 충원을 요구해도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ㄴ씨는 "복수노조인데 다시 노조의 조합원과 소수 노조 조합원의 업무 강도가 다르다. 소수 노조 조합원은 작업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ㄷ씨는 "사고라는 것은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무릎 인대가 파열되기도 했다. 급히 이동해야 하는 탓에 교통사고도 잦다"며 "도시가스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일해야 소비자들도 안심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일반노동조합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지회는 4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도시가스 민원기사 안전문제, 경남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 윤성효
"민원기사의 안전문제, 경남도가 책임져야"
일반노조는 회견문을 통해 "도시가스 민원기사의 안전은 경남도민의 안전문제다. 비정규직 도시가스 민원기사의 안전문제, 경남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하루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늘 시간에 쫓기며 다음 목적지로 다급하게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량 사고는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아슬아슬하게 담벼락을 타는 작업도 여전하다"고 했다.
이어 "이동수단인 사다리를 작업대 삼아 민원수리를 하고 있다. 사다리를 타고 민원수리를 하는 것이 산업안전보건법에 저촉된다는 사실도 이번 파업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도시가스는 작은 실수 하나가 곧바로 큰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경남 도민이며, 비정규직 민원기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우선해서 최대한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경남도가 적극 나서여 한다는 것. 경남도는 도시가스사업자 선정과 허가권, 도시가스 공급비용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센터 지급수수료 결정권한도 갖고 있다. 그리고 경남도는 가스배관 설치비용도 원청업체인 경남에너지에 지원하고 있다.
지회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남도는 도시가스 비정규직 민원기사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노사문제라고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기껏해야 스스로 조심하면서 작업하라는 것이 전부다"고 했다.
이들은 "이것은 도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상남도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도시가스 민원기사의 안전은 경남도민의 안전문제다. 도시가스 민원기사의 안전문제에 경상도가 책임성 있게 나서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센터장 "조속한 시일 안에 해결하도록 하겠다"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장은 이들과 다른 주장을 했다. 센터장은 "업무는 2인 1조로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하고 있다"며 "한번씩 아파트 계량기 점검 등 업무를 할 때는 '코디'라고 해서 보조 업무를 맡은 사람이 동행한다"고 했다.
사다리와 관련해 그는 "가스 계량기 점검은 대개 사람 키 높이 정도로, 사다리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높은 곳에 작업할 때는 2명이 가든지 한다"고 했다.
야간당직 근무에 대해 센터장은 "야간당직은 재택근무인데 출동 사례를 분석해 보니 인원을 줄이는 게 낫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고, 대신에 당직비를 인상했다. 직원들이 다 동의했던 사안이다"고 했다.
또 그는 "아이가 아프면 당연히 집에 가서 돌봐야 한다. 그런데 남자 직원인데, 집에는 부인도 있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라 애가 아파 가야 한다고 하면 연차를 써서 가도록 하고, 못 가게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센터장은 "업무는 그룹장, 대리, 주임이 체계적으로 하고 저는 결과만 보고 받으며, 일일이 제가 배정하지는 않는다", "직원들은 제 자식이나 마찬가지다. 화합을 이루도록 하고 반목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조속한 시일 안에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일반노동조합 경남에너지중부고객센터지회는 4월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정규직 도시가스 민원기사 안전문제, 경남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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