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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의원이 뜻하지 않게 '홍준표 저격수'가 된 이유

'진주의료원', '무상급식 중단' 때 갈등... 모두 12건 고소고발 주고 받기도

등록|2019.04.04 17:49 수정|2019.04.04 17:49

▲ 2017년 7월 14일 오후 정의당 고 노회찬 국회의원(창원성산)이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경남도의회 현관에서 단식농성하고 있는 여영국 당시 경남도의원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겨 금배지를 달게 된 정의당 여영국 의원은 경남도의원을 두 차례 지내면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줄곧 맞섰다. 여 당선인은 홍 전 지사에 맞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도의회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노동자 출신인 여 의원은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출마해 경남도의원에 당선했다. 특히 여 당선인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전국(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진보정당으로 광역지방의원에 당선한 것이다.

여 의원은 도의원으로서 주로 홍준표 전 지사와 맞섰다. 홍 전 지사는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 당선해 취임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뒤 2017년 4월까지 지사직을 수행했다.

홍 전 지사는 재임 시절 옛 진주의료원 폐업(2013년)하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2015~2016년)을 했다. 여 의원은 경남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하면 안된다고, 또 무상급식 지원을 끊으면 안된다며 맞섰다.

무상급식 중단에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홍 전 지사 주민소환운동을 추진했고, 보수단체들은 이에 맞서 경남도교육감 주민소환운동을 벌였다. 그런데 홍 전 지사 때 경남도청 공무원과 경남도 산하기관장으로 있던 측근들이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측근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여영국 의원은 2016년 7월 홍 전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당시 경남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하던 홍 전 지사는 여 의원한테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되는 게 아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했다. 이에 여 당선인은 '막말'이라고 했다.

2015년에는 경남도의회 본회의 때 '영화 예고편 감상'을 두고 여 의원이 홍 전 지사와 설전을 벌였다. 당시 홍 전 지사가 본회의 때 탁자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로 영화 <장수상회> 예고편을 봤던 사실이 알려졌고, 이를 여 의원이 지적했던 것이다.

본회의에서 여 의원은 "도의회에서 설치한 모니터가 영화 보라고 설치한 거냐"고 따지자, 홍 전 지사는 "그러면 모니터를 잠궈놔야지. 국회의원들처럼 야~한 동영상을 본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에 여 의원은 "야한 동영상 아니면 봐도 되는 거냐" 했고, 홍 전 지사는 "난 그런 것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여영국 의원과 홍준표 전 지사측은 법적으로도 맞섰다. 양측이 서로 고소고발을 무려 12건이나 했던 것이다. 여 당선인이 4건, 홍 전 지사측이 8건이었다. 홍 전 지사측은 여 의원이 당시 집회 등에서 했던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다.

여영국 읜원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창원에서 경남도의원 3선에 도전했다가 떨어졌다. 당시 여 의원의 지역구에는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이 당선되었다.

여영국 의원에 대해 그동안 지역 언론들은 '홍준표 저격수'라 부르기도 했다. 4일 여 의원은 "저격수라는 별명은 결코 내가 원해서 붙은 게 아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저격수라는 별명보다 민생정치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밝혔다.

홍준표 페이스북 "얼마만에 선전해 보는 선거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페이스북. ⓒ 페이스북


경남지사를 지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대통령선거(2017년)와 지방선거(2018년) 이후에 "얼마만에 선전해 보는 선거냐"고 했다.

선거 결과, 통영고성에서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당선인이 당선하고 창원성산에서는 강기윤 후보가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에 504표 차리로 떨어졌다.

홍 전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비록 보궐선거이지만 통영·고성에서는 압승하였고 창원성산에서는 박빙 승부를 펼친 이번 보궐 선거를 보니, 대선과 지선 이후에 얼마만에 선전해 보는 선거입니까?"라고 밝혔다.

그는 "황교안 대표님을 비롯한 당 지도부 여러분. 국회의원님들. 당협 위원장님들. 당원 동지 여러분. 정말 고생 하셨습니다"며 "당선되신 분에게도 진심으로 축하 드리고 감사 드립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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