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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담근 갓김치, 그 맛이 기대됩니다

등록|2019.04.10 10:15 수정|2019.04.10 10:15
8일 갓김치를 담갔습니다. 갓은 지난해 11월 말 밭에 씨를 뿌리고 가꾸어 4월 초에 거두었습니다. 캐온 갓을 다듬고 이틀 밤 소금에 절였다가 김치를 담갔습니다. 갓은 무와 비슷해인지 소금 간에 쉽게 절여지지 않습니다.
 

▲ 밭에서 자라는 갓과 소금에 절이기 전에 다듬어 놓은 갓입니다. ⓒ 박현국


보통 갓은 가을철 씨를 뿌리고 봄에 거둬들이지만 따뜻한 곳에서 비교적 잘 자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해안 지역에서 잘 자랍니다. 일본에서는 후쿠오카나 히로시마, 나라 등 여러 곳에서 재배하여 장아찌를 만들거나 절인 다음 밥을 싸서 먹기도 합니다. 다만 매운 맛 때문인지 누구나 좋아거나 잘 먹지는 않습니다.

갓은 가을철 씨를 뿌리고 이른 봄 거둬들이기 때문에 벌레 피해를 거의 입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푸성귀에 비해서 빨리 잘 자랍니다. 지금까지 밭 둘레에서 일부러 갓을 키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지만 해마다 씨를 뿌려서 가꾸고 있습니다.
 

▲ 갓은 김치를 담구거나 물에 데쳐서 된장을 넣어 나물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붉은 갓은 물에 데치면 검은 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 박현국


갓 김치는 갓 자체의 매운 맛이 고추가루를 버무려 만든 매운 맛과 맞물려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없습니다. 다만 갓 김치가 익으면 신맛이 세어지기 때문에 매운 맛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 70세가 넘으신 어르신이 교토에서 배추와 섞어서 담은 갓김치입니다. ⓒ 박현국


오늘 우연히 일본에서 갓김치를 맛보았습니다. 갓김치를 담그신 어르신은 세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일본에서 70년 이상 사셨다고 합니다. 어려서 어머니가 갓김치를 담가 드시는 모습을 보았고, 지금은 손수 갓을 사서 소금에 절여 배추와 같이 김치를 담가 드신다고 합니다.

세상은 변하고, 먹거리도 바뀌지만 어려서 먹던 먹거리 기억은 잊히지 않는가 봅니다. 저 역시 늦여름 배추씨를 뿌릴 때 밭 모퉁이에 갓씨를 심어서 김장 때 양념으로 쓰던 갓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어제 담근 갓김씨가 익어 제대로 맛을 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 갓 20kg에 고추가루 1kg, 젓갈, 마늘, 양파, 생강, 부추 따위로 양념을 만들어 갓김치를 담궜습니다. ⓒ 박현국


참고누리집> > 정재민 외, 한국의 민속식물- 전통지식과 이용, 국립수목원, 2013.12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와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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