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아파하지만 말고 기록하고 기억해야"
[현장]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5주기 추모... “참사 실체 정확하게 기록해야”
▲ 세월호 5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 세월호 5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전등이 꺼지고 무대에서 영상이 상영되자 웅성거림은 사라졌다. 세월호 추모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가 흘러 나왔다. 영상 속 학생들은 노란색 종이로 배와 비행기를 만들어 칠판에 붙였다. 배와 비행기가 한데 모여 커다란 노란 리본이 됐다.
경기도 파주 한빛고등학교 '슬레이트&뮤지컬 연극부' 학생들이 만든 뮤직비디오 '별들에게 바치는 노래'다.
선배들을 추모하는 단원고 학생들 표정은 엄숙하리 만큼 진지했다. 수백 명 학생 얼굴 그 어디에서도 웃음기를 발견할 수 없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는 웅성거림도 사라졌다.
일부 학생들 목에는 노란 리본 모양 머플러가 단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행사 참가자들 가슴에는 어김없이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그 작은 리본에는 선배를, 제자를, 자식을, 그리고 그날의 참상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이 담겨 있었다.
추모식은 김민희 학생(3학년 학생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순서는 세월호 추모 리본 머플러를 목에 두른 아이들의 합창이었다. 그 뒤 양동영 교장과 전명선 전 4.16가족협의회운영위원장 추모 발언이 이어졌다.
양동영 교장 "세월호 참사는 잊을 수 없는 단원고 역사"
▲ 세월호 5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 세월호 5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 세월호 5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 학생회 주최로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양동영 교장은 "세월호 참사는 강 건너 이야기가 아닌 우리 제자와 선생님 이야기다. 우리가 안고 가야 할 잊을 수 없는 단원고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양 교장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을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기 위해,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빛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 교장은 "그날 우리 착한 학생들, 배가 기우는데도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믿고 희생됐다"며 "안전교육과 상황대처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함을 느꼈다, 이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반드시 하겠다"라고 다짐하듯 말했다.
양 교장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전명선 전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또한 '기억'을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참사의 실체를 기억 속에 남겨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국민 생명보호 의무를 위반한, 사람 목숨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정권과 기업이 만든 범죄 행위라는 점, 그리고 이 범죄 행위를 축소 은폐하려 한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제 너무 슬퍼하고 아파하지만 말고 기억하고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추모식은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사회자 김민희 학생은 "오늘 이 자리가 유가족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환하게 비추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는다. 선생님과 선배님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말하고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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