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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노약자는 오지마?

하루 2만명 오는데 휠체어 1대… 관광수용태세 낙제점

등록|2019.04.23 09:03 수정|2019.04.23 09:19

▲ 지난 6일 출렁다리개통식에서 지체장애인들이 타고 온 (전동)휠체어가 원활하게 통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편의기구만 잘 갖춰져 있다면 누구든지 별다른 제약 없이 편안하게 출렁다리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 <무한정보> 김동근


얼마 전 예당호 출렁다리(충남 예산군)를 찾은 한 방문객은 매우 불쾌한 경험을 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편안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휠체어를 빌리기 위해 예당관광지관리사무소에 갔지만, 1시간 뒤에야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휠체어가 1대뿐이어서 먼저 대여를 받은 사람이 반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결국 어르신은 근처 상인에게 접이식 손수레를 빌려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출렁다리 방문객 가운데 상당수가 어르신들이다. 그런데도 대여서비스가 가능한 휠체어가 1대뿐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든 사람들은 오지 말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예산군이 관광자원으로 조성한 '예당호 출렁다리'에 사회적약자를 배려한 수용태세가 미흡해 질타를 받고 있다. 1일 평균 2만여명이 찾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인과 어르신, 어린이를 위한 편의기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당관광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방문객들에게 대여할 수 있도록 비치하고 있는 휠체어는 단 1대다. 이마저도 출렁다리 개통에 맞춰 새로 대비한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이다.

더욱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가 많은데도 유모차는 아예 대여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행정이 편의기구 확충 등 기본적인 '손님맞이'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당관광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편의기구가 미비한 게 있다"며 "방문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오는 9월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편의기구를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출렁다리는 6일부터 18일까지 13일 동안 26만여명이 방문했다. 개통 6일만인 11일에는 행운의 10만번째 주인공이 탄생하기도 했다. 군은 천안에 사는 민춘기씨 가족에게 예산사과를 전달했으며, 기념사진 촬영과 꽃다발 증정이 이뤄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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