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김정은-푸틴, 25일 블라디보스토크서 정상회담"
북러정상회담 공식 발표... "한반도 비핵화 논의"
▲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 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AP/조선중앙통신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은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 위원장과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의 의제로 "한반도 비핵화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이 합동군사훈련을 축소하면서 한반도 긴장 완화의 여건이 마련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도 다른 관련국들과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도 이런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와 북한의 양자 협력도 의제로 포함될 것"이라며 "양국의 무역 규모는 절반 이상 감소해 지난해 3400만 달러에 그쳤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우샤코프 보좌관은 "정상회담 후 합의문 서명이나 공동 성명 발표 계획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가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타고 24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25일에는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처음 만나는 김정은과 푸틴, 무엇을 원하나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가깝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정한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좌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연대 의사를 나타내거나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 압박 정책을 반박한다면 김 위원장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제재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을 반대해왔고, 미국의 영향력을 낮추기를 원한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는 "구소련은 북한의 주요 동맹국으로서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원조를 제공했고 핵무기 초기 기술도 전해줬다"라며 "그러나 구소련의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이념적 관계가 약화되면서 양국 관계도 멀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러시아의 도움이 절실해졌다"라며 "제재 완화라는 목표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라도 만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 커틴대학의 알렉세이 무라비에프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이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는 매력적인 선택"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하고 러시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은 푸틴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오랫동안 바라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서기 어렵지만, 실질적인 경제 지원이 아니라 상징적인 외교 지원이라도 얻어낸다면 북한으로서는 유용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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