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폭력 국회' 고소·고발 처리, 어떻게? "정치적 해결" 47% - "법적 처리" 46% 팽팽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진영 대결 뚜렷한 가운데 향후 정국의 키는 중도층

등록|2019.05.01 07:25 수정|2019.05.01 11:08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거치며 파생된 여야 간 고소·고발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현재 국민들의 의견은 "정치적 해결"과 "법적 처리"가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3명(응답률 6.6%)을 대상으로 '국회 폭력사태'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처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이랬다.
 
Q. 최근 선거제 개편, 공수처 신설 등 쟁점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회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여야 간에 고소·고발이 이어졌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이러한 여야 간의 고소·고발을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2번 무작위 배열)
1번.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2번. 법에 따라 잘잘못을 가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3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정치적 해결)"는 응답이 47.1%, "법에 따라 잘잘못을 가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법적 처리)"는 응답이 45.9%로, 양측이 불과 1.2% 포인트 차이(오차범위 ±4.4%p)로 팽팽히 맞서는 결과가 나왔다(모름/무응답 7.0%).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와 40대는 '법적 처리' 의견이, 50대와 60대는 '정치적 해결' 답변이 우세한 가운데, 20대는 '정치적 해결' 47.5% - '법적 처리' 46.4%로 팽팽했다.

핵심은 중도층
 

▲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과 김종민 민주당 간사와 위원등이 26일 오후 국회 본청 정개특위 회의장에 입장하려하자 자유한국당장재원, 정진석 의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민심의 무게추는 중도층이었다. 응답자들의 이념성향별 분석에서, 보수층의 절대 다수(67.3%)는 '정치적 해결'을, 반대로 진보층의 절대 다수(69.1%)는 '법적 처리'를 선호했지만, 중도층은 '정치적 해결' 50.9% - '법적 처리' 43.7%로 나타나 어느 한쪽으로 확 쏠리지 않은 가운데 정치적 해결이 다소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 살펴봐도 비슷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67.6%는 '법적 처리'를 선택했고, 반대로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73.3%는 '정치적 해결'을 응답해 진영별로 확연히 갈렸다. 반면 무당층은 '정치적 해결' 47.4% - '법적 처리' 35.4%였다.

이런 결과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진보-보수 양 진영 모두 결집도가 매우 높아졌지만, 중도층은 이번 국회 폭력사태의 책임이 어느 일방보다는 양쪽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나흘 전인 26일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몸싸움 국회' 책임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당시 조사에서 진보층(한국당의 물리력 행사 72.2%-민주당의 무리한 추진 11.0%)과 보수층(19.3%-55.8%)의 책임 지목이 확연히 갈렸다. 그러나 중도층 답변은 38.1% - 36.0%로 팽팽했다(26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5명 대상, 무선 전화면접 10% 및 무선 70%·유선 20% 자동응답 혼용방식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이에 따라 일단 패스트트랙 열차가 출발한 상황에서 앞으로는 중도층을 끌어오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은 강 대 강 대결의 후유증으로 대치 정국이 이어지겠지만, 중도층 흡수를 위한 대화 국면으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소·고발 떠안은 검찰은 신중모드

아직 국회는 대화라는 단어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19명(8명은 1차 고발과 겹침)과 보좌진 2명을 국회회의방해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2차 고발했다. 정의당은 여기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사건(특수주거침입·특수감금죄)까지 추가해 모두 42명(한국당 의원 40명, 보좌진 2명)을 고발했다. 두 정당 모두 추가고발 뜻도 밝혔다[관련 기사 : 몸싸움 끝났지만 고소·고발 남았다... '동물국회' 주역은 누구누구?].

한국당 역시 지난 27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범계·백혜련·송기헌·이종걸·강병원·표창원·김병기·이철희·홍익표·박주민·박찬대·박홍근·우원식·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여영국 정의당 의원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래대표는 직권남용죄로 고발했다. 또 임이자 의원은 문 의장을 성추행혐의로 고소했다. 한국당은 29일 천막농성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 한국당 "언론이 좌파정변 방조"... 이순신 동상 앞 천막농성 검토].

동시에 정치권은 검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의 주도권은 물론 개별 의원들의 총선 출마 여부까지 걸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당 간 맞고발 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임이자 의원의 문희상 의장 고소는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됐다.

검찰은 신중한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 기록 검토도 못했다, (사건 처리 방침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1월 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 가중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