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김관영, '패스트트랙' 18번 언급한 이유
간담회서 성과도, 미흡함도 '패스트트랙' 꼽아... “차기 원내대표, 선거제도개혁·사법개혁 꼭 완성하길"
▲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패스트트랙 추인 과정에서 가장 힘겨웠던 순간을 털어놓고 있다. ⓒ 남소연
가장 잘한 점으로 꼽은 것도 패스트트랙, 아쉬운 점으로 꼽은 것도 패스트트랙이었다.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전북 군산, 재선)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에서 '패스트트랙'이란 단어를 9번 언급했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같은 단어를 9번 반복했다. 간담회에서 '패스트트랙'만 총 18번을 언급하며 강조한 것.
그는 이어 "패스트트랙을 통해 선거제 개혁의 첫발을 디뎠지만, 합의 처리에 비하면 훨씬 못한 것"이라며 "(향후) 지정된 안을 기본으로 하되, 자유한국당 입장도 반영해 합의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장에는 동반 사퇴하는 권은희 정책위의장도 함께 참석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왼쪽에 앉은 권 정책위의장을 가리키며 "사보임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사임된 두 의원(오신환·권은희 의원)과 다른 의원들께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패스트트랙 지정을 처리하려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이던 두 의원을 사임시킨 데 대해 재차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로 나누어진 당내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오신환·김성식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하는 등 차기 원내대표 또한 두 계파에서 한 명씩 후보를 냈다.(관련 기사: 바른미래당 원대 출사표 김성식·오신환... 손학규 놓고 조금 다른 목소리).
김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당내 갈등이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는 못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난 8일 의총에서 이 갈등을 마무리 짓고 내년 총선 때 바른미래당, 기호3번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결의를 모았다"고 '자강'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에도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패스트트랙으로 시작된 선거제·사법기관 개혁을 꼭 이뤄줄 것 ▲둘째, 한국정치에서 다당제가 유지·성장할 수 있게 제3당 가치를 지킬 것 ▲셋째, 당내 화합을 이룰 것 등이다. 그는 "제3당은 캐스팅보터(결정권자)지만, 잘못하면 특정 정당의 '2중대' 비판을 듣곤 한다"라며 "이념이나 당리당략이 아닌, 오로지 '민생'을 기준으로 (결정)해달라"고 부탁했다.
김관영 "원내대표간 신뢰관계 중요한데... 나경원 아쉬워"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가 정상화하려면 (장외투쟁 중인)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할 명분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국정 운영의 최종책임은 항상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지게 돼 있다"라고 말해 민주당의 양보를 강조했다.
이어진 기자 오찬에서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들은 각 당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도 서로 만나서는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따라서 신뢰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라며 "그런 점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아쉽다. 우리끼리 한 농담을 마치 정색하고 한 얘기처럼 밖에다가 말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나 원내대표가 발언한 '김관영의 민주당 입당설'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바른미래당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은 15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