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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만난 외할아버지

등록|2019.05.15 11:16 수정|2019.05.15 11:16

▲ ⓒ 1950년대로 추정되는 할아버지의 스튜디오 사진


손 영감이 이걸로 우째우째 사진을 찍어줬는데 어디에 들어가서 보는지 모르겠다던 폴더폰 유저 외할아버지. 카메라를 켜고 사진첩에 들어가는 방법을 메모지에 휴대폰 모양까지 그려서 알려드렸으나 혼자 시도 세 번 끝에, 마 치아라 안볼란다 하시던 외할아버지.

사위들이 사온 로얄 살루트의 가격을 들으시고, 다음에는 그 돈으로 김이랑 동동주를 더 사오니라 하시던 외할아버지. 엄마와 이모들이 지난 달 모임에서 먹은 '브런치'라는 것의 구성과 시세를 들으시고 깜짝 놀라시며, 아이고 지랄 돈 쓸 데도 어지간히 없다고 하시던 외할아버지. 대문에서 내 손을 잡고, 서울 비싸다. 돈 애껴써라 단디 모으고 알았제 하시던 아, 나의 외할아버지.

-1950년대 이십대 중반의 외할아버지, 삼광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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