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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에 구멍 뚫고 제초제 주입... 500그루 누가 죽였나

경찰, 증거물 감정중... 상가리서 수목고사사건 잇따라 분위기 ‘흉흉’

등록|2019.05.20 18:04 수정|2019.05.20 18:04

▲ 말라죽은 밤나무(왼쪽). 뿌리 근처를 보면 드릴로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넣은 흔적이 남아 있다(오른쪽). ⓒ <무한정보> 김동근


누군가 고의로 밤나무 수백그루에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넣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마을에서만 묘지 주변에 심어놓은 측백나무 수십그루도 고사하는 등 이상한 일이 잇따라 발생해 민심을 흉흉하게 만들고 있다.

황아무개씨는 지난 11일 접목을 하기 위해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자신의 밤나무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뿌리 근처에 누군가 드릴로 지름 1㎝ 정도의 구멍을 뚫은 뒤, 그 안에 근사미(나무뿌리를 죽이는 제초제)로 추정되는 약물을 주입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4500여평에 심어놓은 밤나무 2000여그루 가운데 500여그루가 피해를 입었다"며 "그날 오후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피해액은 1억5000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묘지 주변 측백나무가 모두 누렇게 고사했다. ⓒ <무한정보> 김동근


이보다 먼저 직선거리로 약 1㎞ 떨어진 묘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주변에 있는 소나무 22그루와 황금측백나무 37그루가 누렇게 고사한 채 발견된 것이다. 드릴로 구멍을 뚫고 제초제를 넣은 똑같은 수법이다.

한 주민은 "누군가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마을은 덕산도립공원 규제완화와 보존·개발, 행정이 추진하는 '덕산도립공원 생태관찰 및 이용시설 설치사업' 등을 둘러싸고 주민들의 의견대립으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경찰서는 신고를 받은 당일 형사들을 투입해 현장감식 등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확인과 주변 탐문 등 재물손괴 혐의로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현장에서 회수한 증거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무한정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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