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합창단만이 줄 수 있는 울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한 하루
416합창단 북미 초청 음악회...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토론토에서 진행
▲ 5월 19일 416합창단 토론토 음악회 - 노스욕 시청 대회의실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아래 세기토)'의 주최로 진행된 이 음악회에서 세월호 희생자·생존자 학생들의 부모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31명의 합창단과 120여 명의 토론토 시민들이 만났다.
행사는 세월호 희생자들과 전날 5.18 광주민주항쟁 39주기를 맞이하여 국가의 폭력에 희생된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지는 환영의 말에서 김미경씨가 합창단 한 명 한 명의 이름, 아이들 이름과 이야기를 언급하며 환영의 말을 할 때 관객석과 합창단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후에 한 합창단원은 '어떤 환영사보다 따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토론토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월의 꿈' 합창단의 여는 무대가 이어졌다. 존 레논의 'Imagine'과 김창남 작사, 문승현 작곡의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동백섬', '어느 별이 되었을까', '잘가오 그대'와 같은 그리움과 이별의 아픔이 담긴 노래엔 함께 울었고 '내 가는 이 길 험난하여도', '약속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합창할 땐 박수와 호응을 보냈다. 별이 된 아이들을 회고하며 만든 유가족 합창단원들의 뮤직비디오는 절로 눈물을 자아냈지만 '조율', '노래여 날아가라', '손을 잡아야 해'를 부를 땐 관객들도 함께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함께 할 것을 힘차게 결의했다.
'5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밝혀진 게 하나도 없어 진상규명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면서, 다소 힘도 빠지고 막막해 하던 유가족들이 해외동포들의 호응을 보며 힘을 얻었다는 단장의 발언에 책임이 느껴졌다. 모두가 일어서서 불렀던 노래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함성이었다. 합창단과 관객이 악수를 나누며 뜨겁게 부둥켜 안았다. '합창단이 너무나 잘해서 놀랐고 그들만이 줄 수 있는 울림이 있었다'고 한 관객은 평했다.
두 시간에 가까운 416합창단의 합창과 발언, 영상이 진행되는 동안 박수와 '진상규명'을 외치는 구호와 환호 그리고 기립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관객과 합창단의 뜨거운 열기가 두 시간 내내 이어지는 감동적인 공연이었다.
▲ 416합창단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버스킹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 416합창단 나이아가라 폭포 앞 피켓팅 Reveal the Truth of Sewol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한편 416합창단은 본 공연 뿐 아니라 전날 미국 뉴욕에서 버스로 도착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19일 행사장인 노스욕 시청 멜라스맨 광장에서 버스킹을 하며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지인들은 416합창단이 멀리 캐나다까지 오게된 배경을 듣고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부모가 직접 여기까지 와서 참사에 대해 알리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나이아가라 버스킹 영상, 노스욕 시청 앞 멜라스맨 광장 버스킹 영상)
▲ 416합창단 캐나다 토론토 노스욕 멜라스맨 광장 버스킹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북미주 공연투어를 위한 준비와 진행은 미주자치연회의 정승호 목사(KAFHI 사무총장, 미주선교훈련원장)가 맡았고 공연준비와 홍보는 토론토 지역의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을 비롯해 LA지역의 '세사모(세월호를 사랑하는 사람들-la4sewol), 북가주 지역의 '샌프란시스코 공감', 뉴욕 지역의 '세월호를 잊지않는 뉴욕 뉴져지 사람들의 모임' 등의 세사모가 협력했다.
▲ 416합창단 토론토 노스욕 시청 앞 피켓팅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토론토에서는 토론토강림교회, 토론토제일교회 등에서 숙소와 차량 지원, 나이아가라 일정에 도움을 주었고 욕대학 Korean office for research and education과 토론토 대학 Centre for the Study of Korea, 민주평통 토론토 협의회에서 특별 후원을 했다.
▲ 416합창단 토론토 음악회 본공연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 416합창단장 창현 어머니 인사말 중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마음은 늘 함께하였지만 정작 행동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늘 있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그 사고에 대한 진실을 철저히 조사하고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자는데 왜 이 너무나도 옳은 이 요구에 무슨 놈의 정치가 필요하고 어떠한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는 말일까요?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함께 울어줘도 부족한데 왜 이분들이 이렇게 거리에 여전히 나와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해 달라며 외쳐야 할까요? 대한민국은 다음 세대를 위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이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조현우씨는 이렇게 후기를 전했다.
▲ 416합창단 토론토 음악회 본공연.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합창단 ⓒ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
아래는 단원고 2학년 4반 희생학생 김호연 학생의 어머니 유희순님의 발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단원고 2학년 4반 희생학생 김호연 엄마입니다. 저는 합창단 단장 인창현 어머니의 권유로 합창단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합창단에서 활동한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저는 제가 노래하는 것이 맞는지 잘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번 공연을 함께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저희를 기다리시고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그 마음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저희 416합창단은 단원고 희생학생 부모와 생존학생 부모 그리고 일반시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14년 12월 부모들이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에까지 왔습니다. 처음에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저희처럼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기 위해 찾아가기도 합니다.
오늘 이곳에서도 노래를 통해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우리 아이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힘든 시간을 잘 견딘 여러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오늘 공연은 저희 미주공연 마지막날입니다. LA를 시작으로 이곳 토론토까지 힘을 주는 감사한 시간을 갖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드립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저희를 위해 마중나와주시고, 운전해주시고, 좋은 식사로 대접해주신 목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5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함께해주신 가족같은 세월호 활동가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의 이런 마음을 노래에 담아 여러분께 들려드리겠습니다."
▲ 416합창단 로스엔젤레스 간담회 ⓒ 세월호를 사랑하는 사람들-la4sewol
▲ 416합창단 샌프란시스코 공연 ⓒ 샌프란시스코 공감
▲ 416합창단 뉴욕 공연 ⓒ 세월호를 잊지않는 뉴욕 뉴저지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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