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기관, 2년 연속 '대통령'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2019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 검찰·국회·경찰은 최하위권
우리 국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 또는 사회 기관은 어디일까? 답은 대통령이다. 반면 가장 신뢰하지 않는 기관은 어디일까? 답은 경찰, 국회, 검찰이다. 이 구도는 2년 연속 변하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를 조사했다. 질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
Q. 선생님께서는 다음 주요 국가 또는 사회 기관들 중에서, 어느 기관을 가장 신뢰하십시까? (선택지 1~12번 무작위 배열)
1번. 검찰 / 2번 경찰 / 3번 국회 / 4번 군대 / 5번 노동조합 / 6번 대기업 / 7번 대통령 / 8번 법원 / 9번 시민단체 / 10번 언론 / 11번 종교단체 / 12번 중앙정부 부처 / 13번 기타 / 14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대통령을 꼽은 비율이 25.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10월 같은 조사에서 21.3%로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을 때보다 4.3%p 상승한 수치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대통령(21.3% → 25.6%), 언론(6.8% → 9.0%), 종교단체(3.3% → 8.1%)가 신뢰도가 높아졌고, 다른 기관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4명 가운데 1명 대통령 가장 신뢰... 한국당 지지층 신뢰도 1위는 종교단체
▲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 청와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지역‧연령‧이념 성향에서 대통령의 신뢰도가 1위를 기록했다.
광주/전라(32.6%), 대전/충청/세종(28.5%), 경기/인천(25.4%), 서울(23.0%) 뿐 아니라 야권 지지도가 강한 대구/경북(30.4%)과 부산/경남/울산(17.7%)에서도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고 꼽은 응답자들이 제일 많았다. 다만 부산/경남/울산(언론 14.8%, 법원 9.4%)과 대구/경북(법원 8.1%, 언론 8.0%)에서는 언론과 법원을 선택한 비중이, 광주/전라(시민단체 15.0%)에서는 시민단체를 선택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대별 결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20대(38.4%), 30대(28.3%), 40대(32.1%) 뿐 아니라 50대(22.1%)와 60대 이상(13.4%)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들이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고 답했다. 다만 60대 이상에서는 언론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13.0%로 대통령과 거의 비슷한 수치였고, 50대는 종교단체(16.4%), 40대는 시민단체(15.0%), 30대는 법원(12.1%)을 선택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념 성향으로 봤을 때도 진보, 중도, 보수층 모두 대통령 응답이 가장 높은 가운데, 진보층은 시민단체(15.2%)를, 보수층은 대기업(12.1%)을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지지정당별 분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3.2%)과 진보정당인 정의당(28.7%) 지지층은 모두 대통령을 향해 가장 높은 신뢰를 나타났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달랐다. 한국당 지지층에서는 대통령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이 3.4%에 그쳤고, 대신 종교단체(15.5%), 언론(14.0%), 대기업(13.2%)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이 1~3위였다.
꼴찌로 내려앉은 경찰... 검찰도 최하위권
▲ 2018년 9월 5일 오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댓글공작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소환되던 날 경찰 수백 명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 ⓒ 권우성
▲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지적한 검찰 과오와 관련한 대국민 입장을 밝힌 뒤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지난해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사안에 검찰과 경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이번에 신뢰도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하위는 국회였다. 경찰은 버닝썬 게이트, YG수사 등 굵직한 사건에서 봐주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범죄자와 유착관계를 보인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농민 두 명이 희생됐던 '밀양·청도 송전탑 건설사건'과 관련 지난 13일 경찰을 비판하면서 경찰청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9월에도 용산참사에 대해서 경찰청장의 사과를 권고했으나, 이 역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당시 용산참사 철거민 중 한 명이었던 생존자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도 있었다.
경찰을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은 2018년 조사 당시(2.7%)보다 더 하락한 2.2%에 불과했다. 경기·인천(1.6%), 60대 이상(2.9%), 정의당(0.0%)과 더불어민주당(0.6%) 지지층, 보수층(0.5%)과 진보층(1.0%) 모두에서 최하위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해보다 신뢰도가 조금 상승해 3.5%를 기록했지만, 그래도 역시 최하위권이다. 부산·울산·경남(1.1%)과 20대(0.0%), 중도층(2.0%), 무당층(1.2%)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2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출범해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성접대‧성폭력 사건(2013년) ▲ 배우 고 장자연 리스트 의혹(2009년) ▲ 용산참사(2009년) 등 17개 과거사 사건을 재조사했지만 국민들의 평가는 싸늘하다. 25일 문무일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청사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80일 넘게 파행 겪는 국회, 여전히 꼴찌를 다투다
▲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한 가운데 2019년도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여야3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대 의견으로 합의안 추인이 불발돼 본회의에 불참했다. ⓒ 유성호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률 1.8%에 그치며 최하위였던 국회는 이번에는 조금 올라 꼴찌는 면했지만, 웃을 수는 없다. 이번 조사에서 국회를 제일 신뢰한다는 응답은 2.4%로 경찰과 불과 0.2%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국회와 경찰이 '꼴찌 경쟁중'인 상황이다.
국회는 특히 호남(0.0%)과 충청(0.0%), 대구·경북(1.1%), 20대(0.0%)와 50대(1.1%), 정의당(0.0%)과 한국당(2.3%) 지지층, 보수층(0.5%)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재 국회는 80일 넘게 파행을 겪고 있다. 한국당이 4월 말 여야 4당이 진행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의사일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당이 24일 여야3당 원내대표 합의를 2시간여 만에 백지화하자 비난 여론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또는 세비 환수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지금처럼 계속 바닥이라면 이런 제도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는 2019년 6월 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4154명에게 접촉해 최종 500명이 응답을 완료, 3.5%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 2회 콜백)을 나타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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