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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이 제시한 '북미 교착국면 풀 열쇠'는?

[현장] 27일 한반도평화심포지엄에서 "북한은 대화결단, 미국은 태도 명확히 해야" 진단

등록|2019.06.27 17:47 수정|2019.06.27 17:47

문정인 특보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통일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5회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상생·공영의 신한반도체제'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AFP, AP, 교도, 로이터, 타스, 신화통신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대화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조사단을 초청하고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는 문제 등은 북한이 과감하게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미국도 북한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북한의 결단'을 주문했다. 문 특보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연합뉴스 주최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지난 2018년 5월 북이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가 북미 교착국면을 풀 열쇠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도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은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CVID)를 요구하고, 북은 제재 완화와 군사적 안전보장을 원하고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나 북미 수교 등을 원하는 건데, 미국은 여기에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특보는 "미국은 제재가 하나의 종교처럼 돼 있다. 법무부가 결정한 제재를 풀 수 없다고 한다. 제재가 (비핵화 과정의) 입구에 없다면, 안전보장이라도 줘야 한다. 미국이 두 개(제재 완화, 안전보장) 다 안된다고 하면 북이 (대화에) 나서겠냐"라고 반문했다.

"남북미 3자 회담은 시기상조... 언론, 북한 '악마화' 피해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던 '하노이 회담'은 과연 실패한 회담이었을까? 문 특보는 "실패한 회담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구체적인 안을 갖고 만나서 대조를 해본 최초의 정상회담이 하노이 정상회담"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연합뉴스 및 AFP·AP·교도통신·로이터·타스·신화통신과의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을 평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특보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의 개최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그는 "시진핑의 방북으로 남북미에 중국도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개인적으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하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지난 20~21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북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악마는 협상하지 않는다. 북한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일간지가 하노이 회담에 참여한 북한 관료들이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상당히 선정적이고 북한을 악마화하는 보도다."

문 특보는 언론을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정적인 보도를 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객관적 출처에 충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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