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이 제시한 '북미 교착국면 풀 열쇠'는?
[현장] 27일 한반도평화심포지엄에서 "북한은 대화결단, 미국은 태도 명확히 해야" 진단
▲ 문정인 특보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통일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5회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상생·공영의 신한반도체제'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AFP, AP, 교도, 로이터, 타스, 신화통신 패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대화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조사단을 초청하고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는 문제 등은 북한이 과감하게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미국도 북한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북한의 결단'을 주문했다. 문 특보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연합뉴스 주최 '한반도평화 심포지엄'에서 지난 2018년 5월 북이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가 북미 교착국면을 풀 열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특보는 "미국은 제재가 하나의 종교처럼 돼 있다. 법무부가 결정한 제재를 풀 수 없다고 한다. 제재가 (비핵화 과정의) 입구에 없다면, 안전보장이라도 줘야 한다. 미국이 두 개(제재 완화, 안전보장) 다 안된다고 하면 북이 (대화에) 나서겠냐"라고 반문했다.
"남북미 3자 회담은 시기상조... 언론, 북한 '악마화' 피해야"
2차 북미 정상회담이었던 '하노이 회담'은 과연 실패한 회담이었을까? 문 특보는 "실패한 회담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구체적인 안을 갖고 만나서 대조를 해본 최초의 정상회담이 하노이 정상회담"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연합뉴스 및 AFP·AP·교도통신·로이터·타스·신화통신과의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을 평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특보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의 개최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그는 "시진핑의 방북으로 남북미에 중국도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개인적으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하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지난 20~21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북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악마는 협상하지 않는다. 북한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최근 한 일간지가 하노이 회담에 참여한 북한 관료들이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상당히 선정적이고 북한을 악마화하는 보도다."
문 특보는 언론을 향한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정적인 보도를 피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객관적 출처에 충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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