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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우라늄 보유 한도 초과... '벼랑 끝' 핵합의

4년 만에 핵합의 첫 위반... 원유 수입 재개 요구

등록|2019.07.02 09:19 수정|2019.07.02 09:19

▲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를 초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이란이 우라늄 보유 한도를 어기며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계획·JCPOA)'가 벼랑 끝에 몰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이란 정부는 핵합의에서 규정한 저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를 초과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를 확인했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전력 생산을 목적으로 3~4% 저농축 U-235 우라늄을 300kg까지 보유할 수 있으나 고의로 이를 초과한 것이다.

2015년 7월 이란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서방 6개국과 체결한 핵합의는 지난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인 탈퇴에 이어 이란이 우라늄 보유 한도를 어기면서 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핵합의가 미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지난 6월 27일 "미국이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했으나, 핵합의를 위반하는 구실은 될 수는 없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보유 한도 초과가 핵합의를 위반한 게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제재를 복원했을 경우 이란도 핵합의 이행 범위를 줄일 수 있도록 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원유 수입 재개 압박... 다음 단계는 우라늄 농축도 상향?

이란은 유럽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아직 핵합의를 완전히 탈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유럽 국가들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또 다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핵합의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후폭풍을 우려해 이란산 원유 재개를 망설이고 있다.

이란이 경고한 다음 단계는 우라늄 농축도 상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도(3.67%)를 준수하고 있으나, 이를 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을 우라늄 농축도를 20%로 올린다면 핵무기 제조에 적합한 9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더 빨리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곧 외교적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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