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신환 공조로 민주당 압박... 개혁연대는 '흔들'
한국당·바른미래당, 국정조사부터 현안 발언까지 한목소리...이인영 "국조, 국회정상화 걸림돌"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뒤를 이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 유성호
이른바 '개혁 벨트'로 주요 정책을 공조해왔던 민주당과 정의당의 관계가 심상정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의 교체로 급속히 경색되는 사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진영의 원내 지도부는 북한 선박 국정조사 요구부터 현안 메시지까지 공통된 목소리를 내며 합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북한 동력선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복귀에 힘을 실어줬다. 오 원내대표는 전날 나 원내대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조건 없는 상임위 복귀를 선언한 이후 (의사일정 합의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면서 "민주당은 조속히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고 국회가 완전히 정상화 되는 길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며 “손 대표는 11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해 달라”고 말했다. ⓒ 유성호
현안 발언에서도 두 원내대표의 목소리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일본 정부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등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무역 보복 조처에 한국 정부의 '외교 무능'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감정 외교, 갈등 외교가 가져온 참사로, 향후 대응에선 강경 일변도로만 가선 안 된다"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와 무역보복 해결을 위해 민주당, 바른미래당과 함께 긴급한일의회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을 용납하지 못한다"면서도 "아마추어 무능 외교라는 비판을 받아온 외교부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라"고 질타했다.
윤소하 "정치개혁 목표 사라진다면 개혁 공조 옅어질 수밖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일본 정부가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부품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에 대 유감을 표하고 있다. ⓒ 유성호
정의당은 민주당이 정치 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을 시, 개혁 공조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공조 복원'의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정치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의지를 천명하라는 것이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같은 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정치 개혁 과정의 원칙이 훼손되거나 그 목표가 상실된다면 민주당과 함께 개혁 공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옅어진다"면서 "앞으로 민주당이 정개특위에서 정치 개혁을 어떤 과정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그 의지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우선 당내 의견 수렴을 통해 추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수세에 몰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데, 대책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히 대책이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정치 지형 변화가 있는 것 같긴 하다"면서 "입장이 다른 것은 다른 대로, 어떤 것은 협력하고 다른 것은 견제하면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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