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교육부의 '학교 석면 제거 안내서', 오히려 안전 위협한다"

시민단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열고 "이전보다 퇴보" 비판

등록|2019.07.24 14:10 수정|2019.07.24 14:10
 

▲ 24일,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와 정치하는 엄마들,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올해 개정한 학교 석면해체 제거 안내서가 이전보다 오히려 퇴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 정대희



'엉터리 '학교 석면 공사를 가로막기 위해 개정된 교육부의 '학교시설 석면·해체 제거 안내서'가 실제론 부실한 석면 공사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가 지난해와 올해 바뀐 내용을 비교·분석해 본 결과, '안전'이 아니라 '작업 용이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개정된 <2019 교육부 학교시설 석면 해체·제거 안내서>를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

24일,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와 정치하는 엄마들,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올해 개정한 (학교 석면해체 제거) 안내서 내용은 이전보다 오히려 퇴보된 내용을 담고 있다"라며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석면 공사에 대해 실효성 있는 기준을 적용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투명비닐'과 '불투명비닐'을 손에 들고나와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정희 대표는 "(2018년 교육부 가이드라인에서) 현장 감시에 효과적이라 권장했던 '투명비닐'은 작업하기 불편하단 이유로 (2019년 안내서에서) '불침투성재질의 비닐시트'로 개정해 노란색과 민트색 등 유색비닐사용을 용인했다"라며 "(이렇게 바뀌면) 학교석면모니터단이 외부에서 (내부 석면 공사) 현장 확인을 제대로 할 수 없고, 학교 시설 등이 보이지 않아 허위보고를 해도 검증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안내서에서 시료채취방법과 먼지 조사에 관한 내용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서울 신서초 등 전국학교 석면해체·제거공사 후 먼지 조사를 해보니 석면이 검출됐다"며 "(그럼에도) <2018 교육부 학교시설 석면해체·제거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었던 먼지조사 문구와 방법을 <2019 교육부 학교시설 석면해체·제거 안내서>에서 모두 삭제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야 한다'는 '할 수 있다'로 바뀌고, 석면 지도가 검증되지 않은 학교는 석면 공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라며 "석면 지도 검증 여부도 취합하지 못한 채 여름방학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라고 지적했다.

이름이 '가이드라인'에서 '안내서'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석면 철거업체들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더 약한 의미인 '안내서'로 지침서 명칭이 변경됐다"라며 "개정된 안내서엔 각 시·도교육 의견서에 있는 학생과 교직원 안전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공사 기간 단축'과 '학사일정'에만 맞춰져 있다"라고 지주장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2018년 가이드라인'과 '2019년 안내서'를 모두 적용한 특별지침을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하고, 학교 석면 모니터단이 공사 현장을 점검할 수 있게 해달라"라며 "특히 가이드라인에 명시됐던 투명비닐과 먼지 조사, 학교석면모니터단의 현장 출입 등 실질적인 모니터링이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분철거를 포함한 모든 학교 석면공사에서 공사 이후 흡입가능성 있는 석면비산먼지에 대해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잔재물 먼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라며 "위법이 적발된 업체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이해관계인을 배제해야 한다"라고 교육부에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국회의원은 "이번 여름 방학에 450개 학교에서 석면해체 공사가 예정 중이다. (개정안대로) 학교 석면 공사가 이뤄진다면, 부실공사 우려가 커질 것이다"라며 "교육부는 개정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시고 시정·보안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 안전을 위한 공사가 안전을 위협해선 안 된다.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여름방학 공사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