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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 북한 문건, 99.9% 가짜"

[스팟인터뷰] "도쿄신문 보도, 북한 공식문건과 형식 달라... 1일 오전 정보위서 확인할 것”

등록|2019.07.31 16:27 수정|2019.07.31 16:27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북한이 지난해 11월 내부 문건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귤 200톤을 가리켜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라고 표현했다는 최근 일본 보도에 대해,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 서울 동작구갑)이 31일 "(보도된 해당 문건이) 가짜일 가능성이 99.9%"라고 말했다.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28일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자신들이 입수한 문건 일부를 사진으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문건의 표지나 상세 내용은 없이 '트럼프 놈을 비롯한 미국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북한)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줴쳐대고 있다'는 등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포함한 네 문단 내용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정보위 소속이자 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 소속인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도쿄신문>은 문건을 12쪽 확보했다고 했으면서, 정작 지면에는 1쪽도 다 공개하지 않았다"며 "보도된 그 문건은 적어도 형식상 북한의 공식문건은 아니다. 북한은 공식문서를 그런 식으로 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당국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도쿄신문>이 보도한 문건은 글씨체·줄 간격·띄어쓰기 등에서 북한이 쓰는 형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4선, 부산 사하구을)도 이날 '전술핵 재배치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북한은 한국이 보낸 귤 200톤에 대해 '괴뢰가 보낸 전리품'이라고 폄하했는데, 우리정부가 괴리정권이냐"며 비꼬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 29일 해당 보도를 근거로 "문 정권은 안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졌다. 귤 갖다주고 욕이나 먹는 '가짜 평화'에 매달리지 말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정보당국에 조금만 물어봐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야당이 '가짜뉴스'를 악용해서, 또 자극적·감정적 언어를 사용해 대통령을 비하·조롱하고 폄훼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한국의 정치 수준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8월 1일 열릴 국회 정보위 회의에서 이와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 한 전화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 <도쿄신문>이 북한 공식문건이라고 보도한 게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맞나.
"그렇다. 그쪽(<도쿄신문>)이 '북한 공식문건'이라고 주장하는 것뿐이지, 그게 사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짜일 가능성이 99.9%다. 일단 북한은 공식문서를 그런 형식으로 쓰지 않는다. 이건 관련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문건에 '트럼프 놈'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이것도 최근 북한이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다. 문건의 형식도 틀릴 뿐 아니라 내용도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 해당 내용이, 북한 공식문건을 따라 쓴 사본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건 맞다. 예를 들어 제가 어떤 문건을 전화로 불러주면 기자님이 받아쓰실 수 있지 않나. 그런 방식을 통해서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 문건이 형식상으로 볼 때 북한 공식문건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내일 오전 9시에 열리는 정보위에서 제가 다시 한 번 확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그러나 똑같은 대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 오늘 조경태 의원도 해당 기사를 근거로 기자회견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29일 "귤 주고 욕먹는 가짜평화"라고 비판했는데.
"이런 상황이 참 개탄스럽다. 우리가 일단 공식문건이냐 아니냐를 판단할 때 제일 먼저 뭐부터 따지겠나. 이 문서가 거기서 공식으로 발행한 것이냐, 아니냐 하는 형식부터 따지잖나. 근데 거기서부터 (보도된 문건은) 이미 틀린 거다. 정보당국에 조금만 물어봐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런 게 있다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정도의 확인 절차면 또 몰라도, 그걸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 문제다. 자극적·감정적 단어들로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폄훼하는 것 아닌가. 야당이 다른 나라(일본) 신문을 이런 식으로 악용하는 걸 볼 때마다 한국의 정치 수준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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