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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 친일사대주의부터 깨야"... 곳곳 '일본 규탄' 목소리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이어져... 이주민 단체도 '일제 불매 동참'

등록|2019.08.05 16:05 수정|2019.08.05 16:05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가목록'(화이트리스트,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해 국민들 사이에 반일 감정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 안의 친일사대주의부터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남지역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선언과 1인시위, 촛불집회 등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만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일본으로 받는 수출규제나 압박에 살의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어느 나라 없이 보수와 진보가 있다. 대한민국은 특이하게도 보수주의자는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사대주의다. 이런 때 '친일사대주의'가 있다는 것이 걱정이다.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고 했다.

이날 경남운동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결코 일본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아베 정권의 만행을 응징하고 심판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내부의 적, 친일적폐를 청산하고 식민지 친일잔재를 청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민의 힘을 모으고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며 일본이 굴복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갈 것"이라고 했다.

경남지역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경공협)도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아베 정권의 횡포에 대해 마치 우리 정부나 대법원이 오히려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자학적 언행을 일삼고, 일본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경공협은 "이에 부화뇌동하여 이러한 사람들의 주장을 부각시키는 일부 언론의 그릇된 행태는 개탄스럽다. 도대체 어느 조상의 피를 받아 이 땅에 태어난 자들인가?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라면 응당 아베 정권에 분노하고 똘똘 뭉쳐 지금의 경제 난국을 해쳐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공협은 '현수막 게시'와 '일제 불매운동', '지자체간 교류 중단 요구' 등의 공동행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무원·교사 노동자들은 "정부는 일본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하라", "교사·공무원이 앞장서서, 일본 제품을 사지 말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원들도 이날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는 한국 기업에 대한 명분 없는 보복적 경제제재를 즉각 철회하라", "일본의 전범기업들은 대한민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 왜곡을 중단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창원시지부와 자연보호창원시협의회 등 단체들은 8월 1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행동”을 벌였다. ⓒ 윤성효


진주시민사회단체 '한반도 평화방해 규탄'

시민들의 행동도 이어지고 있다.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ㆍ경제침략ㆍ평화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진주시민사회단체'를 결성하고 6일 진주시청에서 입장을 발표한다.

진주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급기야 지난 2일, 아베 정권은 수출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배제하여 경제보복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는 역사왜곡, 경제보복, 한반도 평화방해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 등 단체, 6일 '일제 불매 동참' 선언

'이주민'들도 나섰다. 경남이주민센터와 경남이주민연대회의, 경남다문화가정연대는 6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 침략 일본 규탄, 일제 불매 동참"을 선언한다.

경남이주민센터 등 단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경남에 살고있는 이주민들 대다수는 아시아 출신으로서 과거 일본의 침략과 전쟁을 겪은 피해의 기억이 각인되어 있다"며 "이주민들은,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 조처에 대해 한국인들과 똑같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주민들은 아시아 전역을 죽음의 전쟁터로 내몰았던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총성 없는 경제 침략을 자행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주민들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과 함께하고 있음을 절감하며, 한국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하지 않을 것을 결의한다"며 "본국의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널리 알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으며, 일본에 적반하장의 경제 침략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경남이주민센터 등 단체들은 "이주민이 하나 되어 한국인과 뜻을 같이할 것을 결의한다"고 했다.

부산 여성단체, 14일 정발 장군 동상 앞 수요시위

부산지역 단체들도 행동에 나섰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등 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을 결성했다.

부산여성행동은 오는 14일 낮 12시 부산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동상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벌인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된 지 올해로 7년이 된 지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을 위로하며 또 다시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했다.

부산여성행동은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배상을 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통한 경제보복, 소녀상 전시 중단으로 대응하는 일본을 향해 이를 규탄하고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하는 기림일 시위를 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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