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로 시작한 '정치 아싸', 미국의 노무현 될까
'보편적 기본소득' 내세운 미 대선 후보 앤드류 양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
▲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는 앤드류 양 ⓒ 앤드류 양 유트브 캡처
현재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스베스 워렌 매사추세츠주 연방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연방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버몬트 연방 상원의원 등 2위 그룹이 맹추격 중이다.
그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공약으로 제시해 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UBI란 직업,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18세 이상 모든 미국 시민에게 월 1000달러(약 121만 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에 필요한 재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신흥 IT 기업들로부터 거둘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외에도, 타임뱅크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디지털 통화(Social Digital Currency)'의 도입, 전 국민 의료보험 정책인 무상의료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미 정부의 투자, 낙태권 보장, 성소수자 보호, 총기 규제 및 안전기술 확보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민 정책에서도 미국에서 장기간 거주한 불법 이주자들도 전과가 없을 경우에는 미 시민권을 딸 수 있는 '18년의 길'을 지지함으로 트럼프와 각을 세우고 있다.
"기본소득, 분명히 필요" 일론 머스크도 공개 지지
▲ 앤드류 양의 저서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지난 1월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기본소득, 타임뱅크 등 미 대선 후보로 나선 앤드류 양의 정치철학이 소개되어 있다. ⓒ 흐름출판
앤드류 양은 평소 기본소득을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 트윗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평소 자신의 소신인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앤드류 양을 공개지지 하고 나섰다. ⓒ 일론 머스크 트위터
그렇다면 앤드류 양은 어떤 인물일까?
뉴욕주 출신인 양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중 유일한 아시안이다. 한자 이름은 楊安澤(양안택)이고, 중국 발음으론 '양안제'이다.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 후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 후 '미국을 위한 합작(Venture for America)'이란 비영리 단체를 설립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벤처 포 아메리카'는 창업 현장 경험 및 창업 지원을 제공하는 일종의 창업인턴 프로그램이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2012년 '변화의 챔피언', 2015년엔 '글로벌 기업정신을 위한 대통령 특사'에 각각 임명되기도 했다.
앤드류 양은 지난 5월만 해도 각종 조사에서 1% 지지율에 그쳤다. 그러나 2차 TV 토론 후 지난 7월 21~23일 진행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3% 지지율을 획득했다. 덕분에 그는 아홉 번째로 3차 TV토론회 진출 자격을 갖게 되어, 보편적 기본소득(UBI) 캠페인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무모한 도전'이 기적될까... 민주당 내 인지도는 '아직'
그동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앤드류 양을 모르고 있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유권자 25%만이 앤드류 양의 이름을 들어봤다고 응답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유세 과정을 통해 미 유권자들은 그의 주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앤드류 양은 무인 자율자동차가 보편화되면 약 350만 명의 트럭운전 노동자, 그리고 모텔, 주유소 등의 관련 사업에서 일하는 50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 등 전체 800여만 명의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러면서 월 1000달러 보편적 기본소득(UBI)의 도입만이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미 유권자의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과거 2002년 국민참여경선에서 지지율 2%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골리앗 같은 지지율의 대세 후보 이인제를 누르고, 대선 후보 1위가 되고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던 것처럼 앤드류 양은 미국의 노무현이 될 수 있을까?
과연 그의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도전이 언제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그가 주장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미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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