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감 교차하게 만드는 셀럽파이브 신곡, 설현 말이 '압권'
[이끼녀 리뷰] 셀럽파이브 '안 본 눈 삽니다(Narr.설현)'
따끈따끈한 신곡을 알려드립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그런데 노래 제목이 '안 본 눈 삽니다'다. 장르는 발라드. 무언가 계속 어긋나는 매력이 있다. 순수한 자태로 '안 본 눈 산다고' 차분하게 노래하는 네 사람은, 대체 '뭘 안 본 눈'을 구입하려는 걸까.
▲ 셀럽파이브셀럽파이브 '안 본 눈 삽니다' 커버사진 ⓒ FNC
"너의 모든 걸 알고 싶어서 그랬나 봐/ 휴대폰 비밀번호 한 번/ 생일로 한 번/ 기념일로 한 번 Oh/ 널 담고 싶었어"
여기까진 그저 아름답다. 도입부의 멜로디도 그야말로 아련아련이다. 그런데 그런데 '너의 모든 걸 알고 싶어도' 열어선 안 되는 것을 열어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휴대폰 비밀번호로 한 번, 생일로 한 번, 기념일로 한 번 누르고 또 누른 것은 다름 아니라 이것이었다.
"드디어 열린 너의 미지의 세계로 말이야/ 사진첩 속 치아를 보이며 웃는 그녀와 너"
바로 휴대폰 사진첩. 그 속엔 즐거운 만큼의 치아 수를 드러내며 웃는 남자친구와 그녀가 있다. 무엇을 안 본 눈을 사려는 건지 대략 짐작이 간다. 여기서부턴 가사가 발라드답게 상당히 슬퍼진다.
"안 본 눈 삽니다/ 제주 애월에서 백허그 하는 모습/ 안 본 눈 삽니다/ 커플 잠옷 입고 케이크를 들고 있네/ 안 본 눈 삽니다/ 너무 슬프잖아 눈물이 날 것 같아/ 안 본 눈 삽니다/ 저장된 그녀의 이름 내 여봉봉"
고조되는 슬픔은 마지막 '그녀의 이름 내 여봉봉'에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남자친구의 외도를 알게 됐을 때, 여자는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지금까지 뭔가 석연치 않았던 순간들이 와르르 떠오르며 퍼즐이 맞춰지듯 머릿속에서 모든 게 풀릴 것이다.
하이라이트는 내레이션
▲ 셀럽파이브와 설현설현 인스타그램 발췌 ⓒ 설현 인스타그램
이 곡의 알찬 구성은 마지막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된다. 내레이션은 설현이 맡아 자연스러운 목소리 연기를 보여준다.
"눈물은 보이지 않을래. 화가 머리끝까지 났으니까. 행복하란 얘긴 못하겠어. 내가 더 행복해야 하니까. 그리고... 내 돈 갚아..."
아이고, 심지어 남자는 이 여자에게 돈까지 빌렸던 거였다. 만약 그 돈으로 다른 여자와 함께 커플 잠옷을 사고 케이크를 사고 제주도행 비행기 표를 샀던 거라면? 이제 모든 게 다 이해가 된다. 여자는 안 본 눈을 결국 구하지 못한다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셀럽파이브가 발라드를 발표한다고 했을 때 '웬 발라드?' 싶었지만 곡을 끝까지 들어보고 나니 '역시나!' 싶었다. 가사 속의 상황은 무척 슬프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묘한 노래다. 한마디로 슬프고도 웃긴, 웃픈 노래다. 이 곡은 김신영이 직접 작사를 했다. 앞선 곡 '셔터' 못지않은 해학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작곡은 작곡가 유재환과 신성진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JTBC2 <판벌려: 이번 판은 한복판>에 출연 중이다. 보컬, 액션, 화음, 퍼포먼스, 디제잉 등 다양한 분야를 장인들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으며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종 순위 발표식이 방송되는 20일 방영분에서 신곡 '안 본 눈 삽니다'의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판벌려' 송은이-김신영-안영미-신봉선, 진짜 코미디언!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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