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외투쟁 재개, 국민 2명 중 1명 "전혀 공감 안해"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비공감 59.9% vs 공감 33.2%
자유한국당이 '구국(救國) 투쟁'이라며 오는 토요일(24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 10명 가운데 약 6명은 이번 장외투쟁 재개에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 2명 가운데 약 1명은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해 비공감의 강도가 매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오마이뉴스>는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한국당의 장외투쟁 재개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최근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 재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공감한다
2번. 다소 공감한다
3번.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4번.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5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비공감 응답("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이 59.9%를 기록해 33.2%에 그친 공감 응답("다소 공감한다" + "매우 공감한다")보다 26.7%p 높게 나타났다(모름/무응답 6.9%). 4점 척도로 살펴볼 때 강한 비공감("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답변이 49.2%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했고, 약한 비공감("별로 공감하지 않는다")도 10.7%를 기록했다. 반면 강한 공감("매우 공감한다")은 19.8%, 약한 공감("다소 공감한다")은 13.4%였다.
모든 지역-연령-성별에서 비공감 다수… 중도층도 공감 안해
한국당의 장외투쟁 재개는 무엇보다 중도층으로부터 공감을 얻는데 실패하고 있으며, 지지층으로부터도 충분한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모든 성별과 지역, 연령층에서 비공감 응답이 절반 이상이거나 절반에 육박하며 공감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한국당 강세지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비공감 응답이 각각 54.1%, 51.4%로 절반을 넘기며 높았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에서 비공감 응답이 월등히 높게 나타난 가운데,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도 비공감 49.0% - 공감 46.3%로 오차범위(±4.4%p) 내에서 비공감이 의견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이념성향상 중도층에서 비공감 62.4% - 공감 32.2%로 나타났으며, 지지정당 분포상 무당층(지지정당 없음 + 모름/무응답)에서도 비공감 51.2% - 공감 23.7%로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장외투쟁 재개에 대해 긍정적인 계층은 한국당 지지층(비공감 31.9% - 공감 64.8%)과 이념성향상 보수층(비공감 31.4% - 공감 65.7%) 정도였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계층 안에서도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강한 비공감 응답이 각각 22.6%와 22.9%에 달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외투쟁은 '우리끼리 스트레스 해소' 이벤트"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패스스트랙 처리 등에 대해 항의하며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당시 대표 취임 이후 첫번째 장외투쟁을 벌였던 황 대표는 최근 장외투쟁 재개를 선언했다. ⓒ 권우성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다시 시작되는 장외투쟁에 대해 "총체적 난국인 대한민국을 살리는 투쟁"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그리 광범위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황 대표와 한국당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집토끼·산토끼 중 집토끼(전통적 지지층)만이라도 챙기자'는 속내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들이 경제·외교 등 정부에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대안을 장외투쟁으로 볼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연구소장은 "장외투쟁은 소위 '우리 편'만 동원해서 우리끼리 스트레스를 해소하겠다는 이벤트일 뿐"이라면서 "지금은 집토끼를 챙길 때가 아니고, 내년 총선을 위해 통합과 확장에 방점을 둬야 할 때"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은 일부 의원의 막말, 엉덩이춤 논란 등 개인적 흠결과 실수 탓이 크기 때문에 장외투쟁보다는 내부 단속이 더 중요하다"면서 "이런 것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지도부 리더십 위기도 해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통화 1만1912명 중 502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4.2%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7월 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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