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비효과?' 환경부, 전국 지자체에 음용 지하수 시설 점검 요청
경기도 수질검사 결과 발표에 환경부도 적극 대응... 기준 초과 시 이용 중지 등 조치 추진
▲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인천 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어린이집·학교·요양원 등 도내 교육·복지시설 207개소에서 먹고 있는 지하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0곳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21일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수질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경기도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22일 전국 17개 시도에 어린이집·학교·요양 시설 등 교육·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음용 지하수(지하수를 먹는 물로 이용) 시설에 대한 점검을 요청했다.
최근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도내 교육·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 음용 지하수 수질 검사에서 110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리자, 환경부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점검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환경부는 지자체 점검 결과, '지하수법'에 따른 수질 기준을 초과할 경우 지자체가 지하수 이용자에게 공지하고, 해당 시설의 이용 중지 및 시설개선 등을 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이달 안으로 전국 17개 시도 지하수 업무 관계자를 대상으로 점검 회의를 개최, 지하수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음용 지하수 시설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국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음용 지하수 관리를 위해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도가 지난 6월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 간 진행한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수질검사 결과’ ⓒ 경기도
실제 환경부는 이날 전국 17개 시도에 '교육·복지시설 대상 음용 지하수 시설 점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내려보냈다.
환경부는 공문에서 "각 시도에서는 경기도의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수질검사 결과'를 참고하여 교육․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음용 지하수 시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수질 기준 준수 여부 및 조치 결과 등을 우리 부로 송부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경기도 내 110개 교육‧복지시설, '부적합 지하수' 식수로 사용... '미신고 지하수'도 14곳
앞서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지난 21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월부터 이번 달 12일까지 3개월간 진행한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수질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 대변인에 따르면, 인천 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어린이집‧학교‧요양원 등 도내 교육‧복지시설 207개소에서 먹고 있는 지하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0곳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분원성대장균군, 질산성 질소, 비소, 불소, 알루미늄 등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초과했다. 더욱이 '식수'가 아닌 '생활용수' 등 비 음용 시설로 신고된 지하수나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은 '미신고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 시설도 14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21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월부터 이번 달 12일까지 3개월 간 진행한 ‘교육·복지시설 음용 지하수 이용실태 및 수질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 경기도
김용 대변인은 "아직 56개소는 채수가 진행 중이고, 82개소에 대한 검사도 남아있어 부적합 판정 시설은 더 늘어날 수 있다"라며 "미신고 음용 시설 14개소를 현장 확인 뒤 7개소를 수질 검사한 결과 4개소에서도 불소, 일반 세균 등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넘어 부적합 판정됐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현행 '지하수법'에 따라 부적합 시설에 대한 사용 중지 및 시설보완 조치가 이뤄지도록 지난 19일 시군에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수자원본부가 인근 상수도 현황 등을 비롯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김 대변인은 "먹는 물은 건강과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경기도는 어린이, 학생, 장애인, 노인이 사용하는 시설에서 먹는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도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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