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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요구르트 증류주는 무슨 맛일까

등록|2019.08.31 16:52 수정|2019.09.01 12:42
지난 21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남동쪽으로 65km쯤 떨어진 곳(TUV PROVINCE, SERGELEN SOUM,1-R BAG)에서 몽골 유목 생활을 체험했습니다.

마침 게르 이동 주택 안에서는 어머니와 딸들이 난로에 장작 불을 지펴 요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 몽골 게르 안에서 여자들이 난로 위 큰 솥에 요구르트를 끓여서 술을 만들고, 끓인 요구르트를 천주머니에 담아서 물을 빼고 말린 요구르트 요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 박현국


이윽고 난로 맨위에 놓인 물그릇과 나무통을 들어내자 안에는 하얀 요구르트 솥이 나왔습니다. 다시 끓인 요구르트를 천 주머니에 담아서 물이 빠지도록 매달아 놓았습니다. 물이 다 빠지만 칼로 납작하게 썰어 말려서 먹습니다. 말린 요구르트입니다. 오래 전 칭기스칸이 세계를 정복할 때도 몽골 군인들이 이것을 가지고 다니면서 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요구르트를 끓이면서 나무 통 안에는 작은 냄비를 매달아 둡니다. 요구르트가 끓으면서 수증기가 나오고 이 수증기는 맨 위에 놓인 찬물 그릇에 닿아 물로 바뀌어 나무 통 안 작은 남비에 모입니다. 이것은 요구르트 증류주입니다. 마침 막 만들어진 요구르트 증류주 한 잔을 얻어마셨습니다. 은은하게 요구르트 향이 배어나오지만 알코올 도수는 높지 않았습니다.
 

▲ 여름철 게르 이동주택 지붕에는 요구르트를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다 말린 요구르트는 약간 단단하지만 입에 넣고 깨물면 점점 부드러워집니다. ⓒ 박현국


몽골 유목민들은 짐승를 키우면서 살아갑니다. 봄철 양이나 염소, 야크, 말들이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키우고 젖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먹거리를 만듭니다. 야크나 소 젖으로는 요구르트를 만들고, 양이나 염소 젖으로는 치즈를 만듭니다. 그리고 말젖으로는 마유주를 만들어서 마십니다.

여름 내내 풀밭을 찾아다니면서 풀을 뜯어먹은 짐승은 가을철 살이 오르고 겨울철을 준비합니다. 이 때 유목민들은 짐승을 잡아서 겨울 동안 가족들이 먹을 고기를 준비하여 둡니다.

유목민들의 먹거리는 대부분 짐승들의 젖과 고기가 대부분입니다. 또 밀가루를 반죽해 튀김을 만들기도 합니다. 튀김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기름 역시 짐승들의 기름을 모아서 굳혀두었다가 녹여서 사용합니다.
 

▲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서 납작하게 밀어서 칼로 잘라 튀김 요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때 사용하는 기름 역시 짐승 기름을 모아서 사용합니다. 이렇게 만든 튀김은 주식이기 보다는 아이들 간식으로 먹습니다. ⓒ 박현국

 

▲ 크고 작은 통이나 그릇에 야크 젖이나 짐승 젖이 담겨 있습니다. 새 젖을 넣고 자주 저어서 발효를 돕기도 합니다. 이렇게 치즈나 요구르트를 만들기도 합니다. 요구르트는 다시 큰 솥에 넣고 끓여서 물을 짜내고 말린 요구르트를 만들기도 합니다. ⓒ 박현국

 
[참고문헌] 김상조, 우물우물 몽골을 가다, 한국문학도서관, 2008년 08월,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에서 한국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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