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모이] 절하듯 허리 수그린 소나무에 이런 이유가

소나무들이 신하처럼 지키고 있는 경주 오릉

등록|2019.09.18 10:24 수정|2019.09.18 10:24

▲ ⓒ 김종성

 

▲ ⓒ 김종성

 

▲ ⓒ 김종성


경주 남천변에 자리한 경주 오릉(五陵, 경주시 탑동)은 이름대로 신라 시조 박혁거세 거서간과 알영 부인 외 3인의 능이라고 전해진다. 거서간(居西干)은 초기 신라 때의 임금을 일컫던 칭호다.

제주도 오름을 떠오르게 하는 5개의 언덕 같은 능도 인상적이지만 능 주변에 살고 있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산책로가 참 좋다. 아름드리 소나무에서 나는 솔향기를 맡으며 오릉을 거닐었다.
 

▲ ⓒ 김종성

 

▲ ⓒ 김종성


소나무들이 늙어갈수록 일제히 왕릉을 향해 절을 하듯 허리를 수그리고 있어 신기했다. 흡사 왕을 보필하는 충성스러운 신하들 같다. 알고 보니 소나무의 속성과 관련이 있었다. 소나무는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하는 양수(陽樹)나무로,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왕릉을 향해 자연스레 나뭇가지가 향하게 된 것이다.

삼국유사엔 이곳을 사릉(뱀巳 무덤陵)이라 명명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안내판에 적혀 있다.
 
박혁거세가 나라를 다스린 지 61년. 어느 날 하늘로 올라갔는데 8일 후에 몸뚱이가 땅에 흩어져 떨어졌다. 그리고 왕후 역시 왕을 따라 세상을 하직한다. 나라 사람들이 이들을 합장하여 장사 지내려 했으나, 큰 뱀이 나타나 방해하므로 머리와 사지를 제각기 장사 지내 오릉을 만들고 능의 이름을 사릉(巳陵)이라고 하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