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안 나오는 비틀즈 영화?... 음악 아닌 로맨스영화다
[리뷰] 영화 <예스터데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 영화 <예스터데이>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선입견은 힘이 세다. 그래서 나는 평소 영화정보를 최소한으로만 접하고 영화를 파악하길 좋아한다. 때문에 영화 <예스터데이>에 대한 프레임은 '음악 영화'였다. 하지만 극장에 앉아 워킹타이틀 문구 뜰 때 알아봤어야 했다. 이 영화는 음악영화가 아닌 로맨스 영화다.
갑자기 이런 상상을 해봤다. 21세기 비틀즈로 불리는 그룹 'BTS'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BTS와 관계된 모든 것도 없었던 일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가요시장의 판도뿐만 아니라 세계의 K팝 시장도 달라지지 않을까? 영화 <예스터데이>는 비틀즈가 사라진 세상을 재기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비틀즈 없는 세상은 너무 슬픈 세상이란 문구가 잘 맞아떨어진다.
▲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때문에 20년간 알고 지낸 엘리(릴리 제임스)와도 멀어지게 된다. 엘리는 어릴 적부터 잭의 곁에서 힘이 돼 준 친구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 옆에서 지지해준 친구가 없는 나날이 지속된다. 잭이 만든 노래를 전 세계 사람들이 부른다. 하지만 엘리만은 불러주지 않는다. 모두가 인기를 얻어 성공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듯하다. 어찌 된 일일까?
<예스터데이>는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해왔고 또 보고 싶은 <어바웃 타임>의 골자를 따른다. <어바웃 타임>의 각본 겸 연출가 '리처드 커티스'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감독 '대니 보일'이 만났으니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음악영화의 겉모습을 하고 무언가에 대해 반추하는 인생에 관한 영화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어바웃 타임>에서 아들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인생철학처럼 <예스터데이>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조언을 해준다. 위대한 성공을 위해 사소한 것을 종종 잊고 사는 사람들에 그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사랑, 우정, 성공, 가족 등 관객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다.
▲ 영화 <예스터데이>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못해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멜랑꼴리한 감수성이 당신을 찾아올지도 모른다. 메마르다 못해 다 타버린 당신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 줄 영화다. 게다가 웃음과 감동은 물론, 영화 사상 비틀즈 음악이 가장 많이 수록되어 있어 사운드가 좋은 극장에서 관람하길 추천한다. 오랜 친구 사이에서 연인 사이가 되는 달콤함과 비틀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비틀즈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영화가 끝나도 향수처럼 은은하게 남아있다.
덧붙이는 글
기사는 장혜령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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