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조국 가족' 수사, "과도하다" 49.1% 〉 "적절하다" 42.7%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호남과 수도권 중심으로 '과도' 평가 높아
초유의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으로까지 이어진 검찰의 조국 장관 가족 관련 수사를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현재 진행중인 수사에 대해 국민들은 "과도하다"는 인식이 "적절하다"는 인식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조 장관 자택 11시간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날인 2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
Q.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한편에서는 '적절하다'는 의견이, 다른 한편에서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2번 무작위 배열)
1번. 적절하다
2번. 과도하다
3번. 잘 모르겠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49.1%가 "과도하다"고 응답했고, 42.7%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모름/무응답 8.2%). '과도' 응답이 '적절' 응답보다 6.4%p 더 많았지만, 그 차이는 오차범위(±4.4%p) 안이다.
조사 결과를 지역별으로 살펴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66.6%로 가장 높았고, 경기/인천과 서울 지역에서도 과도하다는 평가가 각각 53.0%, 51.1%로 적절하다는 평가(각각 40.0%, 41.7%)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이지만 과도하다는 의견(47.8%)이 적절하다는 의견(42.4%)보다 높게 나온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대전/세종/충청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적절' 의견이 각각 59.4%, 55.6%로 '과도' 의견(각각 35.9%, 37.7%)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40대·50대에서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40대의 61.3%가 과도하다고 답해 가장 높았고, 50대는 52.3%, 30대는 51.6%였다. 50대는 적절하다는 응답도 43.5%로 만만치 않았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적절' 49.6% - '과도' 41.6%로 전반적으로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0대는 '적절' 42.7% - '과도' 40.5%로 팽팽하게 맞섰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적절' 40.2% - '과도' 48.9%로 검찰 수사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높았고, 남성 역시 45.3% - 49.3%로 과도하다는 의견이 높았지만 오차범위 내였다.
지지정당, 국정평가, 이념성향별 분석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적절 12.3% - 과도 81.2%)과 자유한국당 지지층(75.5% - 20.5%), 국정평가 긍정 평가층(10.9% - 81.3%)과 부정 평가층(76.9% - 18.3%), 이념적 진보층(19.5% - 69.8%)과 보수층(63.2% - 32.1%)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리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여권 지지층과 진보층의 결집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적절 54.7% - 과도 26.8%)과 중도층(51.5% - 43.9%)에서는 검찰 수사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보다 앞섰다.
칼자루는 검찰이 쥐고 있지만, 여론이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빠져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현재 조국 장관 수사 국면에서 칼자루는 검찰이 쥐고 있지만 여론이 결코 검찰에 호의적이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한달간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이어지고 연일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의혹이 언론을 장식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과거에는 권력자에 대해 수사와 보도가 이어질 경우 보통 여론이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이번 검찰 수사는 초기부터 논란이 계속됐다. 검찰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20여 군데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를 시작했던 지난달 27일은 여야가 진통 끝에 조 장관 청문회 일정을 합의한 바로 다음날이었다.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날은 국회 청문회가 한참 진행중인 지난 6일 밤이었고, 이마저도 피의자 조사를 생략한 상황이었다. 대통령 인사권 침해 논란,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심, 수사 상황을 중계하는듯한 언론보도로 인한 피의사실 공표 논란 속에서도 검찰은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까지 단행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신청하는 압수수색 영장마다 발부되고 현직 장관 자택 압수수색 영장까지 나왔다, 그만큼 검찰 수사가 탄탄하게 이뤄졌고 혐의 입증 자신감도 상당히 높다는 것"(24일 나경원 원내대표)이라며 측면 지원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은 모든 국민이 검찰 수사 결과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24일 이인영 원내대표)고 경고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통화 8082명 가운데 501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율은 6.2%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가중치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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