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첫 조사 조국, 13% 3위... 이낙연 20.2% - 황교안 19.9%
[오마이뉴스 여론조사] 흔들리는 차기 판세... 범여권 49.8% 〉 범야권 37.9%
조국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처음 포함되면서 '판'이 크게 흔들렸다.
조국 장관은 여야 주자 대부분의 선호층과 유보층 일부를 흡수해 두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하며 단숨에 3위에 올랐다. 이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한 이낙연 국무총리와 4개월째 횡보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모두 20% 선의 선호도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공동 선두체제로 전환됐다. 그 뒤를 조 장관이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후보로 포함된 조국 장관은 13.0%로 3위를 차지했다. 조 장관의 등장으로 여야 대부분의 선호도가 감소했지만, 주로 이낙연 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호층, 그리고 유보층(없음, 모름/무응답) 일부를 조 장관이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조사에서는 3위를 기록했던 이재명 지사는 1.9%p 빠진 6.0%를 기록, 4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뒤를 이어 5위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0.9%p, 4.5%), 6위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0.5%p, 4.1%), 7위 심상정 정의당 대표(▼0.6%p, 3.6%) 순이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0.8%p, 2.8%)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0.1%p, 2.8%)이 공동 8위, 박원순 서울시장(▼1.3%p, 2.4%)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0.2%p, 2.4%), 김경수 경남지사(▼1.1%p, 2.4%)가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0.5%p, 2.2%)이 13위, 조 장관과 함께 새로 조사에 포함된 원희룡 제주지사는 1.4%로 마지막 14위를 기록했다.
선호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9.3%로 전달 대비 1.4%p 하락했으며, 모름/무응답 역시 전달 대비 1.0%p 줄어든 3.0%를 기록했다.
조국, 이낙연·이재명 지지층과 유보층 흡수하며 등장과 함께 3위
이낙연, 6개월 연속 상승세 멈추고 큰 폭 하락
황교안, '삭발 분투'에도 4개월째 횡보
▲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조 장관의 약진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사람은 이낙연 국무총리다. 이 총리의 선호도는 지난 6개월 연속 이어졌던 상승세가 꺾이면서 지난 4월 조사(20.8%)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 총리는 거의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빠졌는데, 특히 광주·전라(▼10.1%p)와 경기·인천(▼7.0%p), 40대(▼13.2%p)와 50대(▼7.1%p), 진보층(▼6.8%p), 민주당 지지층(▼10.5%p)에서 하락폭이 컸다.
이재명 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 지사는 8월 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역과 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등에서 이 총리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 부분에서 조 장관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면서 전체 순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황 대표는 삭발투쟁까지 펼치고 있지만 4개월 연속 20% 선에 머무르며 지지율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전라와 경기·인천, 부산·울산·경남, 40대와 50대, 보수층, 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소폭 상승한 반면, 대구·경북과 서울, 20대, 진보층에서는 하락했다.
한편 지난 8월 조사 당시 감소했던 범진보·여권과 범보수·야권 주자군 선호도 격차는 다시 벌어졌다. 범진보·여권 주자군(이낙연·조국·이재명·심상정·박원순·김경수·김부겸)의 선호도 합계는 전월 조사 대비 2.7%p 오른 49.8%를 기록했다. 반면 범보수·야권 주자군(황교안·홍준표·유승민·오세훈·안철수·나경원·원희룡)은 전월 조사 대비 0.3%p 하락한 37.9%를 기록했다. 양쪽 격차는 전월 조사 대비 3.0%p 증가한 11.9%p였다.
"차기 대선의 중요한 변수"
조국 장관의 차기대선 선호도 3위 기록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강력히 주문하는 등 '조국 사태'가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에서 진보·보수 간 진영 대립으로 프레임이 전환된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대통령과 여당 핵심 지지층이 이동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서울이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조 장관의 선호도가 두 자릿수 이상 나왔다는 것은 조 장관이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자동응답 조사가 전화면접 조사보다 뉴스 노출 빈도 여부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이 추세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몇 주 동안 조국 장관 이슈가 모든 이슈를 압도했다"라며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 장관의 부인이 구속되거나 조 장관 본인이 소환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여론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황교안 대표가 '조국 사태' 정국에서 야권의 중심으로 활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조사 결과는 야권 대선주자로서 인정받을 만한 확장성 부족과 조국 장관이 차기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는 점, 두 가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장 소장은 검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차기 대선주자 조국'에 대한 기대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조 장관 등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사법 처리 여부 등이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현 조사결과(13.0%) 정도라면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진 않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검찰의 탄압'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조 장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특히 집권세력이 '조국 지키기' 모드로 돌입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조사 결과 자료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거나, 리얼미터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월 마지막 주 같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