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병 1명 숨진 '최영함' 사고... "해군, 부실 홋줄 5종 조사결과 숨겨"
[국방위 국정감사]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해군과 국과수 자료 공개
▲ 지난 5월 24일 오전 10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 군항에서 열린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식 중 배 앞부분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갑판에서 같이 작업 중이던 군 관계자들이 급히 사고 현장으로 뛰어가고 있다. 2019.5.24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0일 오후 12시 10분]
지난 5월 25일 발생한 청해부대 '최영함' 홋줄(선박을 계류하기 위해 선박에 설치한 로프) 사고와 관련, 해군이 사고 원인을 은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아래 국과수) 원인 분석을 통해 군납 훗줄 중 강도가 기준치에 못 미치는 제품이 총 6개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그중 1개만 공개했다는 비판이다.
해군은 사고 직후 국과수에 홋줄 인장강도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대상은 사고 당시 끊어진 홋줄과 대조용 홋줄 등 20종이었고, 모두 해군의 홋줄 납품회사인 A업체의 제품이었다.
국과수는 그 중 오류·오차 없이 실험했다고 판단한 13종에 대한 결과를 해군에 전달했다. 하지만 해군은 이중 8종만 공개하고 나머지 5종은 누락했다. 해군이 누락한 홋줄들은 모두 인장강도가 기준치에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된 홋줄의 인장강도는 56∼67.8t으로 1종만 기준치에 미달했지만, 공개되지 않은 5종의 경우 49.4∼55.4t으로 모두 기준치 아래였다.
해군은 홋줄의 최소 인장강도를 60t으로 보고 있다. 사고 홋줄은 60.4t이었다. 해군이 안전상 문제점이 확인된 6종의 홋줄 중 1종만 공개하고 5종에 대한 실험결과는 밝히지 않은 것이다.
김 의원은 "누락된 5종의 경우 '아이 가공부'(연결고리) 쪽에서 줄이 끊어졌다"면서 "사고 홋줄 역시 초크에 걸리는 부분이 끊어져 매우 유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들을 조사결과에서 제외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에서 다른 제품의 이상이 발견됐다면 이 역시 공개하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25일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환영행사장에서 홋줄이 끊어지면서 병장 1명이 숨지고 상병 3명과 중사 1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해군은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홋줄 인장강도 실험결과를 은폐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영함 사고와 관련된 조사는 순수 군 인원으로 한 것은 아니고 민군 합동으로 실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군은 "미공개한 5개의 홋줄은 인장강도 실험을 위해 만들었던 양쪽 끝단 연결고리가 실험 과정에서 먼저 끊어져 제대로 된 측정치를 얻을 수 없었다"면서 "이는 국과수에서도 한국산업표준(KS K ISO 2307)에서 제시한 측정기준 미충족 사유에 해당된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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