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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허탈하지만 더 희생하라고 하기엔..."

조국 사의 표명 보는 광주 민심... 당혹감 속에 근본적인 검찰개혁 주문

등록|2019.10.14 17:33 수정|2019.10.14 17:33
 

▲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14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 뉴스를 접한 광주는 당혹해하면서도 더욱 강하고 지속적인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광주 방림동에 사는 시민 임성환씨는 "조국 장관 사퇴 소식을 접하고 주변 사람들이 모두 허탈해하고 있다"면서 "허망해도 조 장관에게 더 희생해 달라고 말하기도 그렇지 않나, 오늘은 술 한 잔 마셔야겠다"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어서 임씨는 "오늘 조 장관이 발표한 검찰개혁안을 보니, 자신의 뒷사람이 편하게 일하게 할 수 있도록 손을 봐둔 것 같다"면서 "어차피 검찰 개혁이 하루 이틀 만에 쉽게 끝나는 일이 아닌 만큼 조 장관보다 더 센 사람이 후임으로 와서 시민들과 함께 검찰 개혁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국 장관이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함께 청와대 생활을 했던 전진숙 전 대통령 시민사회행정관은 "검찰개혁안 발표하고 내부 시스템도 일정 정도 만들어진 이후 조국 장관이 사퇴하실 거라 생각했었다"면서 "'개인 조국'이 아니라 '검찰개혁 진두지휘자 조국'이었기에 생각보다 더 빠르다"고 아쉬워 했다.

전진숙 전 행정관은 "한 인간의 고통을 넘어 국가의 미래를 위해 버텨줘서 너무도 감사하고, 내 마음도 고통스럽다"면서 "검찰개혁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이 힘을 더 모아야 할 때"라면서 국회에 사법개혁 패스트트랙 통과를 촉구했다.

은우근 교수 "불쏘시개 역할에 수고"

광주발 검찰개혁 시국선언을 주도한 은우근 광주대 교수는 "그간 불쏘시개 역할을 감당하느라 매우 수고 많으셨다"면서 "크게 힘들어하셨을 가족을 잘 위로하시고 빨리 회복하셔서 평소 바람대로 연구에 정진하시길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지방 토호들에 의한 사학재단 비리 문제를 줄기차게 지적해온 은 교수는 "부패한 지역 토호들과 통제받지 않는 권력인 검찰이 결탁하고 있기 때문에 사학비리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검찰 개혁을 근본적으로 하지 않으면 다른 개혁은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 교수는 "한국 검찰은 거의 마피아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방검사장 직선제 등을 도입해 철저하게 통제하기 가능한 조직으로 검찰은 바꿔야 근본적인 검찰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 교수는 한국 언론을 향해 "한국 언론은 상당한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과 진실을 볼 수 있는 안목과 역량은 많이 부족하다는 게 드러났다"면서 "언론의 뼈아픈 성찰과 절실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이정우 더불어광주연구원장은 "주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다들 당혹감 속에 이해를 못하겠다는 반응이다"면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정부여당의 큰 그림이 있기 때문에 조국 장관 사퇴가 수용되지 않았을까, 또 그 정도는 있어야 이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한결같은 분석"이라고 전했다.

이 원장은 "원래 검찰개혁의 중요 요소들은 조국 장관이 개선할 수 있었던 몇 가지 행정조치에 있었던 게 아니고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법안에 있다"면서 "지금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제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관심은 국회로 향하게 돼 있고, 국회는 상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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