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헌지 안무가 "자유와 제한에 대해 다루고 싶었다"
[인터뷰] <보더라인 : 경계에서> 안무가 왕헌지-세바스티앙 라미네즈
▲ <보더라인: 경계에서> 왕헌지 안무가 ⓒ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자유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싶었다. 역설적이게도 자유에는 제한이 있지 않나. 박스 안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보더라인 경계에서> 공동 인터뷰에서 왕헌지(왕현정) 안무가는 작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 이어, 왕헌지와 프랑스 안무가 세바스티앙 라미네즈가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보더라인: 경계에서>는 '제 19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 '시대를 조명하다'라는 주제로 올라온 작품이다. 이 작품은 무대 위의 신체적인 힘과 보이스오버 로 송출되는 여러 이야기들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영역을 환기 시킨다.
왕 안무가의 부모님은 한국인다. 1970년대 후반 독일로 이민을 갔고, 왕 안무가 역시 독일에서 자랐다. 특히 발레에서 힙합으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으로, 힙합, 현대무용, 스트리트댄스 등 장르를 혼합하는 작품으로 세계 유수 공연단에 게스트 아티스트로 초청되고 있다. 세계적인 영국 안무가 아크람 칸, 뉴욕시키 발레단 수석 무용수 사라 먼스와 듀엣 무대 등을 선보였다.
세바스티앙 라미레즈는 무용수 겸 안무가, 예술감독이다. 공중작업의 활용과 안무를 위한 장비 개발을 한다. 뉴욕에서 진행된 마돈나의 리벨 하트 투어 창작단계에 참여해 안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보더라인: 경계에서>는 왕헌지와 세바스티앙 라미레즈의 성을 딴 '왕 라이레즈 컴퍼니' 작품이다. 기량, 시적 표현, 유머, 정체성 고민을 관통하는 다양한 표현을 몸의 움직임을 통해 구현한다.
▲ <보더라인: 경계에서> ⓒ 예술경영지원센터
- <보더라인: 경계에서>라는 작품으로 한국을 찾은 소감은 어떤가.
"독일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뿌리를 찾아 한국에 온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다. 한국의 공연예술이 최근 발전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공연 형식이 한국에서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기분이 좋다."(왕헌지)
"한국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다. 한국 문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작품을 올린다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힙합이라는 장르가 기존의 예술의 관념의 틀을 깨고 받아들여졌다는 점에 기쁘게 생각한다."(세바스티앙 라미레즈)
- 무대 위 철창 같은 프레임은 무엇을 나타내는가.
"자유를 원하지만, 반대로 전통이라는 틀에 갇혀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목에 담긴 메시지다.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다. 추상적 형태로, 관객들이 다양하게 해석하길 바란다."(왕헌지)
"프레임은 극 전체에 걸쳐 이동을 한다. 추상적인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다. 우리는 작품 안에서 개인을 탐구한다. 개인의 삶, 경험, 감정 등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등에 대해 연구한다."(세바스티앙 라미레즈)
- 무대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듯한 와이어 퍼포먼스가 있다. 작품을 통해 관객이 느꼈으면 하는 감정이 있다면.
"하늘을 나는 듯, 뭔가에 대해 벗어나는 것을 상징한다. 작품을 본 관객들에게 꿈을 꾸게 하고 싶었다. 무용수 움직임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고 싶었다." (세바스티앙 라미레즈)
- 배우들이 의상 디자인이 좀 특이하다. 상징하는 게 있나.
"천사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느 종파에 소속된. 사회 안에 속했다가, 나오는 부분을 의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다리가 보이지 않는 점에 그런 효과를 노렸다."(왕헌지)
- 관객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점은 무엇인가.
"6년 전에도 한국에 와 첫 작품을 올렸다. 가족들이 작품을 보러 올 건데 기대된다. 한국인들은 '빨리 빨리' 바쁜 삶을 살던데, 작품 안에서 조명이 꺼지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떠들썩한 공연이 아니라, 잠이 들지 않을까,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한편 <보더라인: 경계에서>는 18, 19일 양일간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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