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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포털 뉴스 댓글, "폐지" 37% - "유지" 34% 팽팽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보수층에선 폐지, 진보층에선 유지 여론 높아

등록|2019.10.23 07:19 수정|2019.10.23 08:01
 

37 대 34.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으로 악성 댓글(악플)이 지목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의 댓글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과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하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포털 뉴스의 댓글 기능 존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포털 사이트 뉴스 기사의 댓글과 관련한 다음 두 의견 중에서, 보다 더 공감하는 것을 하나만 선택해 주십시오. (선택지 1~2번 무작위 배열)
1번. 부작용이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
2번. 순기능이 있으므로 유지해야 한다
3번. 잘 모르겠다

조사결과, "부작용이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7.1%, "순기능이 있으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4.0%로 나타났다. 폐지 응답이 다소 높은 결과지만 두 응답의 격차는 3.1%p로 오차범위(±4.4%p) 안이었다. 특히 모름/무응답 비율도 28.9%에 달해, 포털 뉴스 댓글 폐지 이슈에 대해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의 댓글과 관련해 존치 또는 폐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 pexels.com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댓글 폐지 여론은 보수층과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높았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경우 49.8%가 댓글을 폐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또 본인의 이념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의 45.9%가 폐지에 찬성해, 유지 응답 26.2%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폐지 43.0% - 유지 22.0%)에서 폐지 응답이 많았고, 부산/울산/경남(폐지 39.8% - 유지 32.4%)에서도 오차 범위 안이지만 폐지 여론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폐지 41.1% - 유지 29.9%)와 60대 이상(폐지 35.4% - 유지 24.1%)은 폐지 쪽이었다.

흔들리는 진보층의 스탠스

눈여겨 볼 부분은 전통적으로 표현의 자유 가치를 중요시하며 댓글 제한에 부정적이었던 계층의 변화다. 이념적 진보층에서는 유지 응답이 41.0%로 높게 나타났지만,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도 30.6%로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폐지 31.3% - 유지 39.6%로 유지 여론이 높았지만 꽉 찬 오차범위 안이었다.

30대와 40대의 경우도 유지 응답이 각각 40.2%, 43.7%로 높았지만, 폐지 응답도 각각 35.2%, 36.5%로 만만치 않게 나타나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가장 젊은 20대의 경우 폐지 37.6 % - 유지 37.1%로 초박빙이었다.

이런 경향은 관련이 있는 다른 여론조사와 함께 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 15일 실시한 온라인 댓글 실명제 도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찬성 응답이 69.5%로 24%에 그친 반대 응답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 연령에 상관없이 찬성 여론이 높았다. 또한 지난 18일 CBS 의뢰로 실시한 포털 실시간 검색어 존폐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악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7.4%로 절반에 가까웠다. "사회적 관심 주제를 알려주는 정보이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8.6%였다. 두 조사 모두 이번 조사와 같이 리얼미터에서 같은 방식으로 실시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전반적으로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혐오 및 분열 분위기 심화 등으로 온라인 공간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 ⓒ 봉주영


포털 뉴스 댓글 폐지 주장은 댓글 실명제보다 더 근본적이고 극단적인 처방이다. 한때 인터넷 실명제가 도입됐을 때도 악플이 줄지 않았고, 누리꾼의 자정 노력도 한계가 드러났으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처럼 정책의 맹점을 이용해 댓글 여론을 뒤바꾸는 작업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으므로, 가장 폐해가 큰 포털 뉴스에 한해 댓글 시스템 자체를 없애야 한다 것이다. 하지만 댓글을 통한 자율적인 여론 형성과 표현의 자유 확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사고가 많이 난다고 자동차를 없앨 수 없는 것처럼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댓글이라는 공론의 장을 닫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가 여론조작에 동원되고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 측에 폐지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털 사이트의 댓글 시스템 및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존폐 여부, 인터넷 실명제 도입 문제는 뜨거운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의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총 통화 8691명 가운데 500명이 응답을 완료해 응답율은 5.8%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가중치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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