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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충북·청주 공직자들의 '밥도둑'은?

[털어드립니다, 충청북도 업무추진비 1부충청북도 세금맛집지도 ⑤] 충북·청주

등록|2019.10.26 13:53 수정|2019.10.26 13:53

▲ 업무추진비 데이터를 활용한 맛집 지도 서비스 △기초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를 토대로 '의슐랭 가이드'를 선보인 중앙일보(좌) △전국 맛집을 찾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세금 미식회' 기획을 내놓은 한국경제(우) ⓒ 충북인뉴스


공직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맛집을 알 수 있다? 네, 그렇습니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공직에 있는 자가 공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비용을 말하는데요. 대개 음식점에서 간담회나 회의를 주최할 때 쓰이는 터라 맛집 추적이 가능합니다. 그럼, 우리 동네 맛집은 어딜까?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이 충청북도와 11개 시·군 자치 단체, 의회까지 총 24개 기관의 업무추진비를 분석했습니다. 국장급 이상 공무원을 비롯한 지방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어떤 음식점을 찾아갔을까요.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은 지난 8월에 올 상반기(1~7월) 업무추진비 내역을 정보공개청구 했습니다. 9월에 받은 자료를 정리해 <충북인뉴스> 독자 여러분에게 공개합니다. 맛집 지도는 구글(google) 매핑(mapping)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업무추진비에 언급된 음식점 주소는 국내 포털 사이트에 등재된 장소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포털 사이트 주소가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각 기관이 업무추진비 사용 목록에 입력한 상호와 포털 사이트 등록 상호가 상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충북인뉴스> 기획탐사팀은 사용액을 기준으로 상위 10위까지 음식점 순위를 매겼습니다. 그밖에 방문 횟수와 대표 메뉴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업무추진비 특성상 단체 회식에 적합한 음식점들이 많은 점 고려해 주세요. 우리 동네 세금 맛집은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서 확인해 보세요!
 

▲ ⓒ 충북인뉴스


충북도 세금 맛집은 '국물이 끝내줘요'

국물 요리를 좋아하는 충청북도 공직자들! 쌀쌀한 날씨에 몸을 덥혀주는 데는 뜨끈한 국물 한 그릇만 한 게 없죠. 충북도청과 의회의 업무추진비 지출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음식점을 살펴보니 국물 요리를 내놓는 곳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메뉴와 식당들이 있었는지 1위부터 볼까요?

1위는 충북도청·의회 인근의 <모박사 부대찌개>입니다. 충청북도 공직자들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해당 음식점을 28회 방문했고 모두 725만6500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방문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저희도 이곳에서 부대찌개를 먹다 공직자들을 여러 번 마주쳤던 기억이 나네요.

▲ "국물이 끝내줘요" 연기자 김현주가 1997년 우동 광고에서 유행시킨 멘트 ⓒ 농심 생생우동CF



2위는 깔끔한 국물이 매력적인 칼국수를 파는 <본가>입니다. 충북도 공직자들은 이곳에 31회 방문하고 665만7천 원을 썼습니다. 방문 횟수로는 <모박사 부대찌개>를 뛰어넘네요.

3위는 <당조>(총 사용 금액 596만6천 원, 방문 횟수 20회)라는 중화요리 전문점인데요, 이곳은 짬뽕과 탕수육으로 유명한 집입니다. 특히 짬뽕은 해물이 많이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5위는 얼큰한 '짜글이'로 유명한 <대추나무집>(총 사용 금액 493만4천 원, 방문 횟수 17회) 입니다. '짜글이'가 생소하신 분도 있을 텐데요, '양념한 돼지고기와 감자, 양파 등의 채소를 넣어 자작하게 끓인 찌개'로 충청도 향토 음식입니다. (두산백과) 돼지고기를 건져 밥 위에 얹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죠. 아직 안 드셔본 분들 꼭 맛보세요.
 

▲ 시원한 국물이 끝내주는 매생이 떡국. 정갈한 상차림도 만족스럽다. ⓒ 충북인뉴스 김다솜 기자


다음은 9위를 차지한 <매생이집>(총 사용 금액 387만5500원, 방문 횟수 25회) 인데요. 이곳에서는 구수한 국물에 부드러운 매생이가 들어간 '매생이탕'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쯤 되니 국물도 좋지만 나트륨 과잉 섭취가 걱정되네요. 다들 건강 관리는 잘하고 계시겠죠?

이외에도 4위 <산남한우촌>(총 사용 금액 512만5천 원, 방문 횟수 26회)과 6위 <오리골>(총 사용 금액 481만1천 원, 방문 횟수 28회) 등이 있었습니다. 나머지 음식점은 아래 '세금 맛집 지도'에서 확인하세요!

청주시 공직자들은 '부먹'일까? '찍먹'일까?
 

▲ 평양면옥은 수도권 지역에서나 맛 볼 수 있었던 평양냉면을 즐길 수 있는 맛집이다. 개성있는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 충북인뉴스 김다솜 기자



청주시청·의회 공직자들의 '최애' 식당으로 꼽힌 곳은 <극동반점>(총 사용 금액 787만500원, 방문 횟수 28회). 탕수육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인데요. '부먹'이냐 '찍먹'이냐. 회식 때마다 지상 최대의 난제를 마주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극동반점>에서 탕수육을 주문하면 소스가 부어진 상태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찍먹파'들의 원성이 여기까지 들리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찍먹파'들의 요청이 있으면 소스를 따로 내어준다고 합니다.

그 외에는 '한정식'이 대세였는데요. 세금맛집 톱 10중 두 곳이 한정식집이었습니다. <상록회관>(총 사용 금액 713만2천 원, 방문 횟수 32회)은 충청북도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밥맛 좋은 집에 선정되기 위해선 꽤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요. 지자체에서 지정한 항목을 충족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정식집인 <섬섬옥수>(총 사용금액 594만2천 원 총 방문 횟수 27회)는 세련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였는데요. 돌잔치나 상견례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네요.
 

▲ 고택을 개조한 섬섬옥수 한정식 집. ⓒ 충북인뉴스 김다솜 기자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한정식부터 몸 보양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음식점도 세금 맛집 톱 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염소탕은 예로부터 '양기를 북돋아 주는 음식'으로 유명했는데요. 염소탕 전문점인 <바우골>(총 사용금액 535만9천 원, 총 방문 횟수 37회)이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름부터 심상찮은 <계룡산삼농원식당건강원>(총 사용금액 481만5천 원, 총 방문 횟수 25회)은 9위에 올랐네요. 오리백숙 전문점으로 산삼이 들어가는 것이 이곳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환절기 날씨에 허해진 몸을 보신하러 찾아가기 좋겠네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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