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포기 못한 황교안 "배제라뇨? 정말 귀한 분인데"
"공관병 갑질 논란 인사 영입 부적절" 당내 비판에 "활발한 소통" 강조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 ⓒ 남소연
[기사 보강 : 31일 오후 1시 50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갑질 논란을 일으킨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1호' 인재 추진에 대한 당내 비판을 소통 부족에 따른 결과로 평가했다.
이는 전날(30일) 공개적으로 박 전 대장 영입을 반대한 최고위원 등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조경태·김순례·김광림·신보라 최고위원과 박맹우 사무총장은 지난 30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박 전 대장을 '1차 인재영입' 인사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조 최고위원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영입 1호는 상징성이 매우 높다. 영입하는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장이) 과연 적합하냐에 대해 개인적으로 물어보면 부적합·부적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황 대표의 이날 발언을 '사과'로 보기는 어렵다. 황 대표는 직접 대전에 내려가 박 전 대장을 만나는 등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전날 "조 전 장관 사퇴 뒤 공정이 중요하다더니, 박 전 대장은 공정과는 안 맞지 않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관병 갑질 관련) 보도가 다 맞는 건 아니다"라며 "(영입될)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할 것이다"라며 박 전 대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갑질 논란' 박찬주가 한국당 총선전략?... 황교안 "평가는 국민이" )
박찬주 포기하지 않은 황교안
무엇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의 '1차 영입인재' 환영식 후 기자들을 만나, 박찬주 전 대장에 대한 영입 결정이 보류된 것이지, 취소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장은 오늘 명단에서만 제외된 것이냐, 영입 취소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영입 취소가 무슨 말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은 경제에 주력한 (인재영입) 첫 번째 행사였다"면서 "앞으로 안보 부분 인재들에 대해 말할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을) 오늘 발표에서 배제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도 "배제라뇨?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잖아"라고 답했다.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지난 30일 공개적으로 박 전 대장 영입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하는 등 당내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반발이나 갈등이 아니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지난 30일 조경태 최고위원 등의 비공개 회의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박찬주 영입 결정에 대해) 반발한 것인지 한 번 최고위원들에게 물어보시라. 저는 그렇게 듣지 않았다"며 "의견들을 나눴고, 저는 보고를 통해 판단해서 오늘 발표한 (인재영입) 명단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당의 여러 채널들이 있고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의견이 서로 (다르게) 나오는 것을 갈등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신상진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문제 쌓여서 리더십에 흠 생긴다"
그러나 당내에선 여전히 '박찬주 영입 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전 대장 영입이) 앞으로 보류가 될지 취소가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일단 1차 발표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그래도 당의 판단 능력이 아직 살아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안도할 만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 "(박 전 대장 영입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며 "박 전 대장이 적폐몰이 대상으로 몰렸던 정황들이 뚜렷이 보이지만 그렇다고 갑질 행태까지 면죄부를 받는 것은 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당의 의사결정에 좀 신중치 못한 부분들이 자꾸 튀어나오는 것에 대해 조금 점검을 하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박 전 대장 영입 논란과 관련해, "많은 인물 속에서 이렇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들을 굳이 첫 인재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하는지 조금 아쉽다"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서 결국 당 운영과 대표의 리더십에 흠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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