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있는 학교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곳, 꿈틀리인생학교
▲ 꿈틀리 4기 쉬는 시간 ⓒ 꿈틀리인생학교
우리나라에서 '행복교육'은 정말로 가능할까? 어른들이 권하는 대로 하루의 대부분을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스스로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는 청소년들, 학교 안팎에서 점점 더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한국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강화도에는 행복교육에 대해 고민하며 청소년이 '옆을 볼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 학교가 있다.
꿈틀리인생학교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 꿈틀리 4기 지역나들이 ⓒ 꿈틀리인생학교
모아나: 우선 꿈틀리는 저희 부모님이 추천해 주셔서 알게 되었어요. 제가 오기로 한 이유는 1년 정도 쉼이 필요할 것 같아서였어요. 와 보니까 생각했던 것처럼 쉬기만 하는 건 아니었죠. 내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고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걸 하거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요. 여유롭지만 바쁜 느낌이에요.
단단: 부모님이 거의 반년 전부터 계속 꿈틀리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계속 거절을 하다가 민주시민교육 커리큘럼을 보고 당장 가야겠다고 마음을 바꾸게 됐어요.
라온: 저는 중학교 졸업할 때 추천을 받았다가 안 오고 일반 고등학교 1학년을 마쳤는데, 그때 너무 힘들어서 여길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달리: 중학교 3년을 계속 괴롭게 다니다가, 졸업 전 다음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친구가 알려줬어요. 시험이 없고 1년 동안 옆을 볼 자유를 찾는 학교가 있다고요. 그래서 친구 넷이 같이 왔어요.
별: 저는 부모님 지인분에게 이야기를 들었어요. 옆을 볼 여유가 필요했고, 좀 쉬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오게 됐어요.
꿈틀리에 와서 인상적인 점은 어떤 게 있나요?
▲ 꿈틀리 4기 봄나물 캐기 ⓒ 꿈틀리인생학교
달리: 일단 수업이 달라요. 뭔가를 일방적으로 듣는 게 아니라 서로 질문도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예요. 수업을 듣는 사람이 위주가 되는 느낌이고요. 언뜻 생각하면 수업이 될 수 없을 듯한 산책 같은 것들도 수업이 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시토: 저는 학교의 유연성이 마음에 들어요. 정해진 시스템이 있기보다는 때마다 사람들이 만들어가거든요. 사람에 맞춰서 시스템이 따라올 수 있는 유연성이 좋아요. 새로운 길이 매년 생기니까요.
단단: 학교에서 인권감수성을 잘 알아갈 수 있게끔 해주는 것 같아요. 일상적으로 내 감수성이 상처받지 않을 말들과 수업들이 있어요.
늘봄: 꿈틀리는 학생 주도적인 학교예요. 선생님의 간섭이 다른 학교보다 덜해요. 저희가 학교 일정과 스스로 지킬 규칙을 만들고 식사 당번과 설거지 당번도 하죠.
달리: 꿈틀리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건 공동체인 것 같아요. 자신이 한 행동이 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돼요. 학교에서 사건이 있을 때 그 문제를 다른 학교라면 일로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그 사람 자체에 집중하더라고요. 그건 정말 좋아요. 꿈틀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꿈틀리에서 1년 지내며 좋았던 것과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 꿈틀리 4기 요리수업 ⓒ 꿈틀리인생학교
단단: 제가 가지고 있던 좁은 생각과 세상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고, 제가 다녔던 학교들보다 더 탄탄한 일정과 내용 있는 수업들이 좋았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느낌이었고요. 지식 면에서도 넓어졌고 좋은 특강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이 정말 좋았어요.
달리: 전 꿈틀리에 오기 전에 환상이 많았어요. 여기 오면 뭔가를 많이 할 거고 많이 이룰 거로 생각했는데, 그걸 학교가 다 해주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해내야 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인간관계도 정말 어렵다고 느꼈고요. 전 여기 와서 인생이 힘들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진심으로 알게 됐어요. 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뭔가를 많이 경험하고 배웠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모아나: 기숙사에서 사는 게 처음이라서 청소나 빨래 같은 것들을 알아서 해야 하잖아요.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익숙해지고 이런 점이 좋았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친구들하고 같이 살다 보니까, 여기가 아니었다면 생각을 안 했거나 나중에 생각했을 것 같은 부분을 정말 많이 고민하게 돼요.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사람들하고 같이 살 때 어떤 모습인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고, 그럴 때는 마음이 힘들기도 해요.
라온: 애들이랑 밤에 방에서 얘기했던 순간이나 덴마크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들판에 가서 다 같이 별 봤을 때, 학교에서 날씨 좋을 때 야외 데크에서 밥 먹었던 순간들이 좋았어요.
별: 요즘 너무 힘들어요. 너무 할 게 많아요. 수업이랑 동아리랑. 일을 많이 벌이면 안 되는데 제가 욕심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그래서 맡은 것에 대한 책임을 다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들고 탈출하고 싶어요. 여기서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저에게 인생이란 아메리카노처럼 쓰지만 점점 클수록 달게 느껴지는 그런 거예요!
꿈틀리에서 보낸 시간이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 꿈틀리 4기 쉬는 시간 ⓒ 꿈틀리인생학교
시리얼: 저는 꿈틀리에서 진로를 결정하고 싶었는데, 딱 정해지기보다 오히려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졌어요. 꿈틀리에 와서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전보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원래는 혼자 잘 놀았는데, 지금은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오름: 뭘 하면 안 되는지 조금 알고 규칙 같은 걸 좀 더 생각하게 됐어요.
메이: 친구가 생겼어요. 어디에 가도 일단 내 편이 있다는 든든함이 생겼습니다.
별: 많은 것에 도전하게 해 줬어요. 여기 와서 전에 해 보지 못했던 것들, 예를 들면 창작 안무 같은 것도 해 보고 기숙사 생활도 처음 해 보면서 공동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풀어 가는지 경험할 수도 있었고요. 다양한 친구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가 필요하고 꾸준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문제가 있다는 걸 대화를 통해 알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라온: 제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 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좋은 걸 많이 배워온 것 같다고, 엄청 많이 변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일단 채식을 시작했고 스테인리스 빨대를 쓰는 것도 그렇고요. 전에는 누가 욕을 하거나 잘못된 말을 하면 그냥 불편해했는데, 꿈틀리에서 배운 다음부터는 그럴 때 지적해도 된다는 걸 알았어요. 저에게 꿈틀리 1년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계속 선생님과 친구들이 좋다고 해주고 잘했다고 하니까 제 생각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꿈틀리가 또 다른 집처럼 느껴져요. 다른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나도 모르게 집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애들도 가족처럼 느껴지고요. 그래서 떠나고 나면 그리울 것 같아요.
꿈틀리 선생님들은 어떤가요?
▲ 꿈틀리 4기 쉬는 시간 ⓒ 꿈틀리인생학교
라온: 예전에는 스승의 날에 생각나는 선생님이 단 한 분도 없었어요. 제 고민을 털어놓기도 어렵고, 거기에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는 선생님을 못 봤죠. 근데 여기 와서는 선생님들 어느 분에게 가도 고민을 말했을 때 자기 일처럼 고민 상담을 해 주세요. 지내면서 선생님들을 보면 볼수록 한 분 한 분에게 배울 게 많은 어른이라고 생각했어요.
모아나: 제가 여태까지 만났던 선생님 중에서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분들이에요. 진짜 친구 같은 선생님들이고, 말도 잘 통하고 친한 느낌이었어요.
시토: 저는 중학교 때 <아몬드>라는 책을 읽고, 나중에 교사가 된다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거든요. 그게 너무 힘든 일이라는 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는데, 꿈틀리 선생님들은 그걸 하는 분들인 것 같아요.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사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을 위해 뭔가 하려고 하는 선생님들이에요.
꿈틀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 꿈틀리 4기 목공시간 ⓒ 꿈틀리인생학교
단단: 저는 이 학교에 오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와도 된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처음엔 낯설지만 여기가 정말 편한 공간이 되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거든요. 오면 정말 많은 일이 벌어지고 힘든 것도 있지만, 그것들이 다음 단계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시토: 1년이 유예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돼요. 두려워하지 말고 지원해도 되고, 일단 오면 어떻게든 하게 된답니다.
모아나: 저는 많은 사람이 꿈틀리에 왔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제가 여기 와서 많이 바뀌었거든요. 힘든 점은 분명히 있지만, 저처럼 쉬고 싶거나 새로운 걸 해 보고 싶다면 추천해요.
메이: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저한테는 정말 딱 이 시기에 필요했어요. 꼭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지친 사람이 아니더라도 좋을 것 같아요.
라온: 이 길을 택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이 없으니까 저도 전에는 많이 망설였는데, 고등학교 1년을 다녀 보니까 여기 와야겠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다양한 지역에서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을 대하는 게 처음엔 조심스럽고 어려웠는데, 그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는 걸 알고 한 번 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행복하게 1년 지낼 수 있을 거예요.
별: 꿈틀리가 마냥 좋은 건 아니에요. 좋은 것도 있고 힘든 것도 있어요. 하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 학교를 통해서 사람마다 각자 여유를 찾을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걸 할 수도 있을 거고요. 저한테는 정말 힘들지만 좋은 시간이었어요.시간이었어요.
꿈틀리인생학교 5기 입학설명회
▲ 꿈틀리 4기 회의시간 ⓒ 꿈틀리인생학교
<1차> 학교설명회
일시 : 2019년 11월 16일(토) 오후 1시 30분
장소 : 강화 꿈틀리인생학교 강당
<2차> 학교설명회
일시 : 2019년 11월 30일(토) 오후 1시 30분
장소 : 서울 '필원' 센터포인트광화문 A룸
문의 : 032-937-7431
블로그: http://blog.naver.com/ggumtlefterskole
*설명회 신청: https://forms.gle/TzmHDFZTn8qrrq7K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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