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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지소미아 종료 연기, 미 압박 때문... 근본적 해결 아냐"

'종료 연기' 일제히 신속 보도... "한국에 대한 존중 결여" 지적도

등록|2019.11.23 11:09 수정|2019.11.23 11:09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중단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주요 외신이 23일(현지시각)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중단을 일제히 긴급 속보로 타전하며 이번 결정의 배경에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마지막 순간에 지소미아를 임시로 연장했다"라며 "지난 몇 달 동안 고조됐던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공개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등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 관리들이 (한국 정부가 협정을 유지하도록) 로비를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NYT는 "한국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의 두 동맹 간 균열을 바로잡는 것을 회피하다가 미국이 이 지역에서의 '외교적 리더십'을 복원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한국과의 무역 대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양국 모두가 긴장을 완화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분석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퍼드 대학교수는 "한일 양국은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이번 결정이 근본적 해결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양국 정부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은 압도적인 중국과 핵무장을 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라며 "양국이 군사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협정을 유지하면서 이들을 압박해온 미국이 안도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두 동맹국이 서로 화해하기를(bury the hatchet) 촉구하면서, 이들의 갈등으로 혜택을 받는 국가는 북한과 중국뿐이며, 이것이 지역 안보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해왔다"라고 설명했다.

AP통신도 "한국이 협정을 지키려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을 받은 뒤 지소미아 종료 중단을 발표했다"라며 "지소미아는 북한 핵 위협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선 한미일 안보 협력의 상징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다수 한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체면을 구기지 않고 지소미아를 연장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종료할 것으로 예상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중요한 외교적 결정을 번복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을 놓고 일부 전문가들은 동맹에 대한 존중의 결여(lack of respect)로 보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일본이 수출 규제에 관한 양보를 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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