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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 장례 절차 제도 개선 환영

[보도 후]

등록|2019.11.26 14:25 수정|2019.11.26 14:27
 

▲ 지난 10월 27일 고아로 자랐고 법적 가족이 없는 고 이아무개님의 무연고 장례식이 있었다. ⓒ 류허미라


본 기자의 2019년 11월 3일자 <부고[이아무개님] - 가난한 사람들이 죽는 법, '무연고장례'> 기사가 나간 후,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무연고사망자 장례를 동거인, 친구 등 '삶의 동반자'가 치를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무연고사망자 장례 동거인, 친구가 치를 수 있게 한다(연합뉴스)>

법적 가족이 없을 경우 일괄적으로 무연고 장례를 치르게 되는 무연고사망자에 대해 사후결정권을 보장하고, 동거인이나 친구들이 사망자의 거취를 확인하여 마지막 길을 배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가난한 이들의 공동체망을 세심하고 촘촘히 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로 제도와 행정의 인간다움을 발휘해 나가주길 바란다.

더불어 가정형편 상 시신을 위임해서 무연고자 장례를 치르게 된 경우에도 시신을 위임한 가족의 권리보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 시신을 위임하면 행정구청에 따라 바로 산골(분골을 일괄적으로 뿌림)을 하기도 한다. 이는 시신위임을 가족의 '권리의 포기'로 간주하는 것으로 문제적이다. 사람이 아닌 행정편의적 발상이다. 시신위임 이후 또한 사망자와 가족의 결정권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무연고 장례는 처리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애도와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연고자가 아니지만 무연고 장례라고 부르는 이유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시신위임된 자와 법적 가족이 없는 자를 무연고자라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칭은 또 다른 편견과 사회적 차별을 만들어 낸다. 취약계층 장례에 대한 사회연대망과 법적 장치로서 공영장례개념을 확장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권리로써 공영장례를 활발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복하건대 본래 그리고 실제 무연고자인 사람은 없다. 공동체와 사회적 책임이 없을 뿐이다. 가장 낮은 곳의 필요를 바라보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국가의 책임있는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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