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 별세... "다음 세대엔 좀더 존경받았으면"
10일 아주대병원에 빈소... 추징금 17조 아직도 미납
▲ 지난 9일 별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가 10일 아주대병원에 차려졌다. ⓒ 오마이뉴스 이민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그는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서른 한 살이던 1967년에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과 함께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45세인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올라, 대우를 재계 서열 2위까지 올려놓는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어 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베스트셀러도 남겼다.
그해 10월 그는 중국으로 도피했다. 그 뒤 41조원의 분식회계가 세상에 알려졌고, 이를 통해 10조원 가까운 사기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귀국하지 못하고 해외를 떠돌았다.
6년 뒤 귀국한 김 회장에게 징역 8년 6개월, 추징금 17조 9천억 원이 선고됐지만, 2008년에 특별사면을 받았다. 하지만 추징금을 내지 않아 지금까지도 미납 상태다.
"우리 경제계의 큰 별이 가셨다"
▲ 배순훈 전 대우전자 사장이 10일 낮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에 도착했다. ⓒ 이민선
김 전 회장의 빈소는 그가 사재를 출연해 세운 수원 아주대병원 1호실에 차려졌다. 10일 낮 장례식장은 문상객과 수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가 복도에 즐비했다.
조문은 이 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4시간여 만인 오후 2시 30분까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자유한국당 조원진·주호영·조훈현 국회의원, 홍사덕 전 국회의원 등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배순훈 전 대우전자 사장(전 정보통신부장관)은 2시 30분께 기자들 앞에 서서 "서른셋에 김 회장님을 만나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라고 고인과의 추억을 되짚었다.
이어 배 전 사장은 "김 회장님이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는 데 동력을 제공한 분인데, 그걸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 다음 세대에는 존경을 받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문병 왔을 때 나를 끌어안으며 좋아했다. 좀더 사실 것 같았는데... 그래서 아쉬운 감이 더 많다"라고 밝혔다.
자신을 전 대우 그룹 직원이라 밝힌 한 문상객은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계의 큰 별이 가셨다. 많은 업적과 신화를 남긴 회장님이 가셨다"라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