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41% - 반 35%... '김진표 총리론' 둘러싼 복잡한 여론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진영 내부 평가 엇갈리는 가운데 모름·무응답 높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국무총리에 낙점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차기 국무총리에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김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0일 전국 성인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김진표 국무총리 임명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최근 차기 국무총리로 김진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김진표 의원을 국무총리에 임명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방향 배열)
1번. 매우 찬성한다
2번. 찬성하는 편이다
3번. 반대하는 편이다
4번. 매우 반대한다
5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40.8%(매우 찬성 8.7% + 찬성하는 편 32.1%), 반대한다는 응답이 34.8%(매우 반대 15.8% + 반대하는 편 19.0%)로, 찬성이 6.0%p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찬성이 많이 나왔지만, 오차범위(±4.4%p) 이내이기 때문에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고 볼 수 있다. 모름/무응답이 24.4%로 만만치 않게 높게 나타나 김진표 총리 임명에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않은 국민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해석된다.
▲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의 재정경제부 차관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노무현 정부의 재정경제부장관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한 관료 출신 의원이다.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후에는 현재 4선 의원으로 민주당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전반기를 책임진 이낙연 총리가 여당으로 복귀할 경우 야당의 큰 반발 없이 국회 임명동의안을 통과할 수 있는 카드로 오래전부터 꼽혀왔다. 하지만 그동안 종교인 과세와 성 소수자, 대학 등록금, 한미 FTA 등 이슈에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낸 전력 때문에 정권의 핵심 지지층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정치 및 이념성향별 분석이다. 이념적 진보층에서는 김진표 총리 임명에 대해 찬성 41.0% - 반대 39.6%로 그야말로 팽팽했다. 보수층에서도 찬성 39.4% - 반대 35.0%로 다소 찬성으로 기울었지만 역시 팽팽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48.2%로 우세했지만 반대 역시 34.4%로 만만치 않았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도 찬성 40.0% - 반대 35.8%로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지는 않았다.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30.2% - 반대 37.4%였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에서는 찬성이 43.0%로 높았지만 반대 역시 33.3%로 만만치 않았고, 부정 평가층에서는 찬성 39.8% - 반대 38.3%로 그야말로 박빙이었다.
이런 결과는 조국 법무부장관 지명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조 장관 후보자 지명 나흘 뒤인 지난 8월 13일 <오마이뉴스>가 같은 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자 지명에 대한 긍·부정 응답 차이는 5.4%p(긍정 49.1% - 부정 43.7%)로 이번 여론조사 차이(6.0%p)와 비슷했다. 하지만 그때는 민주당 지지층의 88.5%가 절대 지지를 보낸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절대 다수(93.4%)가 부정 평가를 내렸다. 이념 성향에서도 진보층의 79.9%가 긍정 평가를 내놓은 반면, 보수층은 74.2%가 부정적으로 응답해 완전히 갈렸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6명 대상. 나머지 조사개요는 아래 이번 조사와 동일)
검찰의 동시다발 압수수색으로 이른바 '조국 정국'이 펼쳐진 것은 그로부터 2주 후의 일이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조국'이라는 이름을 거명되는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이념 전선에 불이 붙었던 셈이다. 반면, '김진표 총리'에 대한 여론 지형은 초반부터 매우 상이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여당 지지층과 진보층 내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자유한국당 등을 지지하는 보수층에서도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여당 인사들이 민감한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말을 아끼는 가운데 한국당 중진 김무성 의원 같은 보수인사가 오히려 "김 의원이 총리 적임자"라고 지원사격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다만, '김진표 총리 임명'에 대한 '모름/무응답'이 24.4%에 이른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만약 청와대가 김 의원을 총리로 공식 지명한 뒤 인사에 대한 갑론을박이 본격화되면, 이들의 선택에 따라 여론 지형이 바뀔 수 있다. 조국 후보자 지명 여론조사 당시에는 '모름/무응답' 비율이 7.2%에 불과했다.
모름·무응답 비율 24.4% 상당수
조사결과를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찬 46.8% - 반 35.6%), 광주·전라(45.9% - 34.9%), 경기·인천(42.6% - 31.9%)에서 찬성 여론이 높게 나왔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50.9% - 28.9%), 30대(39.7% - 33.1%), 20대(38.6% - 23.5%)에서, 그리고 성별로는 여성(40.1% - 29.6%)에서 찬성이 높았다.
대전·세종·충청(찬 40.5% - 반 39.3%)과 서울(33.8% - 37.5%), 대구·경북(30.2% - 31.1%), 50대(38.5% - 42.2%), 남성(41.6% vs 40.0%)에서는 찬반 양론이 비슷했다.
반면 40대(찬 35.5% - 반대 46.5%)에서는 반대가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 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596명에게 접촉해 최종 506명이 응답을 완료, 응답률은 4.8%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고, 통계보정은 2019년 7월 말 행정안전부 국가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가중치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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