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솥발산에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관 건립된다
민주노총 부울경본부-열사정신계승사업회, 25억원 들여 2021년 완공
▲ 양산 솥발산공원 열사묘역. ⓒ 윤성효
노동‧통일‧학생‧사회운동을 한 열사‧희생자 50여명이 묻혀 있는 묘역이 있다. 경남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이다. '참교육' 활동했던 신용길 선생이 1991년 이곳에 묻힌 뒤 부산‧울산‧경남지역 열사‧희생자들이 잠들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본부는 해마다 연초에 이곳에 모여 시무식을 하면서 '투쟁'을 다짐하기도 한다.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는 "열사들을 통해서 세상을 본다"며 다양한 추모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본부 열사특별위원회와 부울경열사정신계승사업회는 추모관 건립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에 들어갔다. 사업회는 11일 저녁 창원노동회관에 이어 12일 오후 5시 울산 북구비정규직센터 교육관, 13일 오후 7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4층 강당에서 차례로 공청회를 연다.
사업회는 "지배 권력의 역사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역사를 기록하고 알려내며 추모와 교육할 수 있는 공간을 우리들의 힘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사업회는 "열사는 추모를 넘어 산자들의 가슴에 착취와 탄압이 없는 새로운 세상 건설에 대한 염원으로 자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역할과 사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식 민주노총 울산본부 열사특별위원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듯이, 투쟁의 역사를 잊은 노동자에게 민주노조는 없다"며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지켜왔던 이들과 열사‧희생자의 투쟁이 개인의 기억에서 멈추게 할 것이 아니라 기록으로 정리하고 정돈된 내용으로 후대에 전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선배의 퇴직과 맞물린 지금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했다.
추모관은 "기록사업으로 열사의 삶과 투쟁을 알려내고, 열사의 삶과 투쟁을 알려낼 공간"으로 마련된다. 이를 위해 '솥발산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관 건립위원회'가 구성된다.
또 부울경열사회와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본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를 비롯해 지역 노동‧진보단체 추천을 받아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추모관은 전시, 휴게실, 도서열람실, 영상실, 교육관으로 꾸며진다. 또 추모관에는 열사 관련 자료 전시뿐만 아니라 민간인 집단학살 문제나 산업재해 노동자 문제 등 다양한 노동자‧민중의 죽음과 그 배경에 대해서도 전시된다.
사업회는 추모관 건립에 25억이 들 것으로 보고, 관련 단체가 나서 모금하기로 했다.
솥발산 열사묘역에는 윤재동(현대자동차 1996년 사망), 최경철(현대자동차 1999년), 이성희(사회운동가 1999년), 한일권(사회운동가 2000년), 강희한(운송하역노조 2001년), 김종삼(전교조 2002년), 이성도(대우정밀 2003년), 이경희(사회운동가 2004년), 최종만(부산지하철 2003년), 이경숙(사회운동가 2004년), 박장홍(사회운동가 2006년), 하영일(공무원노조 2017년), 김재헌(통일운동가 2007년), 김주연(농민운동가 2007년), 김상찬(통일운동가 2008년), 박현정(효성 2011년), 박순보(전교조 2011년), 하태연(통일운동가 2012년), 배기홍(일반노조 2013년), 윤웅태(사회운동가 2016년), 정재성(현대자동차 2017년) 등이 묻혀 있다.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 싸우다 실종된 뒤 1988년 3월 창원 불모산에서 유골로 발견되었던 정경식, 한진중공업 민주노조 투쟁하다 구치소에서 의문의 상처를 입고 병원 입원 이틀만에 사망(1991년)했던 박창수, 살인적인 노동문제에 항거하여 회사 옥상에서 투신(1991년)했던 권미경 열사도 이곳에 묻혀 있다.
또 대우조선의 정리해고 등 투쟁하다 건조 중이던 배 위에서 분신(1998년)했던 최대림, 노조탄압 중단과 민주노조 사수 투쟁하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2014년)되었던 염호석, 그리고 배달호‧최복남‧김주익‧곽재규‧양봉수‧서영호‧이영일‧조수원‧박일수‧박경근‧이현준‧김원창 등 노동열사들이 있다.
▲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에 있는 정경식 노동열사의 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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