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다시 그린 '10.26'... 이병헌 "시나리오 뜨거웠다"
[현장]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
▲ 12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도원, 이병헌, 이희준, 우민호. 2019.12.12 ⓒ 연합뉴스
대한민국에서 '연기' 하면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뭉쳤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이 모여 연기 전쟁을 벌이는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는 2020년 1월 중 개봉하는 이 영화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다시 뭉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 현장을 전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정치 이야기
▲ 우민호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2.12 ⓒ 연합뉴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박통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52만부 이상 판매된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시나리오가 뜨거웠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인데, 장르적으로 세련된 느와르 영화 같았다. 꼭 출연하고 싶었다. 김규평은 아주 복잡한 심리의 인물인데 극단적인 감정일 때도 표현은 자제하는 방식으로 연기했다." (이병헌)
이러한 이병헌의 연기에 대해 곽도원은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를 보고 있으면 그 배우의 일상이 보이기 마련인데 (이병헌은) 안 보이더라. 그 역할로 딱 나타난다. 미치겠더라"며 극찬했다. 과장된 표현을 하지 않고 눈빛 하나로 복잡한 심리를 극적으로 그려내는 이병헌에 대해 우민호 감독은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이병헌 씨가 이 작품을 안 하면 사실 영화를 접으려고 했다. 이 역할을 이병헌이 하지 않으면 안 됐다. 다행히도 같이 할 수 있었다." (우민호 감독)
이병헌에 무한 신뢰를 보인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이 맡은 역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인물이 어떤 혼란 속에 있는지 잘 느끼게 해줘야 한다. 쉽지 않았을 텐데 수렴하고 절제하는 연기를 훌륭하게 해줬다"며 감사를 전했다.
불꽃 튀는 연기 배틀
▲ 배우 이병헌이 12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2.12 ⓒ 연합뉴스
촬영 현장을 담은 스케치 영상엔 배우들의 연기 열정이 뜨거운 온도 그대로 담겨 있었다.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을 연기한 곽도원. 박용각은 박통 정권의 비리를 전 세계에 폭로하기 위해 앞장서지만 그와 동시에 오직 살아남기 위해 타국에서 발버둥치는 인물이다.
이병헌은 곽도원의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리허설을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준비했는지 느껴지고, 그에 따라 이 신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이 된다"며 "그런데 곽도원 배우는 빠른 스피드로 서브가 들어올지, 깎아서 칠지, 예상할 수 없다. 마치 탁구를 치는 것 같다. 연기를 잘 하는 사람들과 같이 연기를 하면 뜨거워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박통의 존재를 종교적 신념처럼 여기는 충성심 강한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놀라운 건, 경호실장 역을 사실감 있게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25kg이나 증량했다는 사실이고 더욱 더 놀라운 건 영화가 끝나고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복귀했다는 점이다. 이희준은 "감독님이 '절대 강요는 안 한다. 찌우면 좋긴 하겠지'라고 하시더라. 근데 제가 시나리오를 봐도 찌면 좋겠더라"며 "자는 것 이외에 계속 먹는 게 식단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하지 못한 배우 이성민은 박통 역을 맡았다. 1961년부터 1979년까지 제1권력자로서 독재 정치를 행한 인물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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