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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나도 집 한 채 팔겠다"

송년세미나서 소신 드러내... "집값 안정, 중산층에 더 도움"

등록|2019.12.17 17:19 수정|2019.12.17 17:42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주택가격이 오르는데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집을 살 수 있겠습니까? 결국 가격 안정이 중산층의 내 집 마련에 더 도움되는 겁니다."

1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금융위 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그는 지난 16일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일부에서 투기지역 등의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금지한 이번 정책으로 15억 원 이하 집의 가격이 오르면 중산층이 집을 사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같이 반박한 것.

은 위원장은 "(12·16 대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예를 들어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LTV(담보인정비율)만 가지고 중산층이 집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9월 정부는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LTV를 최대 40%까지로 한정했지만 이후에도 일부 지역의 집값이 올랐고, 추가 상승을 막으려면 더욱 강한 규제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주택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데, 계속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준다고 중산층이 집을 살 수 있다는 가정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이번 대책의 취지는 가격을 안정시키고, 안정됐을 때 중산층의 집 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5억 짜리 아파트들이 집값 선도... 정책에 반영"

은 위원장은 "이번 정책으로 은행 창구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젊은 사람이나 서민들이 집 살 기회를 갖게 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많은 이해 바란다"고 말했다.

또 대출규제 기준을 15억 원으로 정한 것은 해당 가격대 주택들이 집값을 선도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15억 원 이상 아파트들이 전국 아파트 가운데 2% 수준이었고, 서울의 경우 10%였다"며 "15억 원 가량의 아파트들이 집값을 선도한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이번 대책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보유 중인 주택 2채 중 1채를 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청와대는 수도권에 2채 이상의 주택을 가진 비서관급 이상 소속 공직자에게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처분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의 경우 청와대 소속 공직자는 아니지만 이에 동참하겠다고 한 것.

은 위원장은 "저도 당연히 마찬가지 계획"이라며 "16일 오후 5시 세입자에게 (집을 팔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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